신한 '슈퍼SOL' 띄웠다…MAU 역성장 딛고 연말 1300만명 정조준
슈퍼SOL MAU 1년 새 210만→184만명 역성장…SOL뱅크·SOL페이는 모두 성장 연말 1300만명 목표, 현재와 7.1배 격차…SOL뱅크 미가입자 1500만명 흡수가 관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은행·증권·카드·보험의 경계를 허문 통합 슈퍼앱 '슈퍼SOL'을 17일 공식 출범시켰다. 코스피 강세와 맞물려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머니무브' 흐름에 그룹 차원에서 정면 대응하겠다는 포석이자, 오히려 뒷걸음질 쳤던 기존 슈퍼SOL의 굴욕을 만회하려는 절치부심의 결과물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전날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신한 슈퍼SOL Open Day' 행사에서 "신한 슈퍼SOL을 통해 은행·증권·카드·라이프 간 오랜 경계와 단절을 없애고 고객 일상에 꼭 필요한 올인원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에이전틱 금융 시대에 그룹의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금융 생활 전반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과 은행·증권·카드·라이프 고객들이 함께했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역성장이라는 초라한 성적표가 있다. 기존 슈퍼SOL의 MAU는 지난해 1분기 210만명에서 올해 1분기 184만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SOL뱅크(981만명→1042만명), SOL페이(915만명→990만명), SOL증권(114만명→193만명), SOL라이프(40만명→44만명) 등 개별 계열사 앱은 모두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합 앱을 만들어놨더니 개별 앱들만 잘 나가고 통합 앱은 거꾸로 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경쟁에서도 밀렸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2022년 시중은행 최초로 MAU 1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올해 1분기 1407만명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156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New 슈퍼SOL 통합 추진 프로젝트'를 1년 넘게 준비해왔다. 기존 슈퍼SOL의 서비스 커버리지가 30% 수준에 머물던 것을 100%까지 끌어올려, 계열사 앱들을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통합 앱 안에서 모든 걸 끝낼 수 있도록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목표였다. 전성익 신한은행 고객플랫폼본부장은 "지금까지 슈퍼SOL은 전체 그룹사 업무의 30%밖에 담지 못했지만, 새로운 슈퍼SOL은 은행·카드·증권·보험 모든 업무의 100% 수준으로 담아 앱을 벗어나지 않고도 업무를 끝까지 마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내부적으로 세운 목표는 도전적이다. 올해 말까지 슈퍼SOL의 MAU를 1300만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내부 목표다. 현재(184만명) 대비 약 7.1배에 달하는 격차다. 신한금융은 이 간극을 신규 앱 설치 방식이 아니라 기존 SOL뱅크를 슈퍼SOL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좁히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내부 집계 기준 기존 슈퍼SOL 가입자는 약 460만명에 불과하지만 SOL뱅크 가입자는 약 1950만명에 달한다. 이 중 슈퍼SOL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SOL뱅크 이용자가 약 1500만명이나 된다. 별도 설치 없이 이들을 자동으로 흡수하면 단숨에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한카드 SOL페이, 신한투자증권 SOL증권, 신한라이프 앱은 당장은 슈퍼SOL과 별도로 운영되지만, 신한금융은 이들 개별 앱도 단계적으로 통합해 궁극적으로는 슈퍼SOL 단일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무기는 '신한 SOL LINK'다. 은행 입출금과 주식 투자를 하나의 계좌로 해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계좌로, 별도의 증권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국내주식 수수료 0.01%, 해외주식 0.07%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책정했다. 양진근 신한투자증권 플랫폼사업본부장은 "주식 투자 인구 1400만명 시대를 맞아 고객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SOL LINK를 출시했다"며 "은행 유동성 계좌의 자금을 실시간으로 주식 매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투자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빚투 수요로 급증하는 상황에서, 은행에 잠긴 자금을 증권으로 흘려보내는 통로를 그룹 안에서 직접 만든 셈이다.
AI 에이전트도 본격 탑재됐다. 고객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금융 상품 추천부터 가입·관리까지 약 50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테슬라 주식 어때"라고 물으면 증권 서비스로 연결하고, 보험료 출금 계좌 변경 같은 복합 업무도 단계별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홈 화면도 고객이 직접 구성할 수 있도록 했고, 급여일·카드 결제일 등을 보여주는 '오늘' 영역도 신설했다. 자녀 입출금 계좌를 관리하는 '쏠 패밀리', 야구 승부 예측·러닝 리포트 등 일상 콘텐츠와 금융을 결합한 '스포테인먼트' 서비스도 더했다.
슈퍼SOL은 기존 신한SOL뱅크가 업데이트되는 방식으로 16일부터 순차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며, 7월 1일에는 모든 고객이 새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지주들의 슈퍼앱 경쟁은 이미 본격화된 상태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4개 계열사 합산 가입자 2300만명을 강점으로 '모니모'를 'NEW 모니모'로 재출시했고, 토스도 출범 10주년을 맞아 슈퍼앱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개편 이후 사용자 증가 수 176만명, 증가율 1548%라는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도 17개월간 630억원을 투입한 '뉴WON뱅킹'에 이어 증권·캐피탈까지 통합한 '뉴원(NEW ONE)' 앱을 11월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KB스타뱅킹이 1위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역성장이라는 굴욕적 성적표를 받았던 신한이 이번 전면 개편으로 판을 흔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