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E 12단 샘플 공급…삼성 선공에 '기술 리더십' 맞불

주요 고객사 검증 돌입 16Gbps·48GB 구현

2026-06-18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차세대 HBM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HBM4E 샘플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고객 검증 단계에 진입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18일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그동안 축적해온 HBM 선행 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했으며, 핵심 고객사들과 협력해 적기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품은 기존 HBM4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을 모두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핀당 최대 16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했고 에너지 효율은 20% 이상 개선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최신 인터페이스 기술과 설계 최적화를 통해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이고 고대역폭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와 초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의 처리 효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패키징 기술도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12단 적층 기준 48GB 용량을 구현했다. 열 저항은 기존 HBM4 대비 약 17% 낮춰 고발열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높였다.

SK하이닉스의

이번 공급은 최근 삼성전자가 HBM4E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한 지 약 3주 만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를 내세워 HBM4E 12단 샘플 공급을 발표하며 차세대 HBM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당시 삼성전자 역시 핀당 최대 16Gbps 속도와 48GB 용량을 구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샘플 공급 시점보다 실제 고객 인증과 양산 역량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시장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업체들의 품질 검증을 통과해야 대규모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향후 SK하이닉스의 HBM4E는 엔비디아의 차차세대 AI 플랫폼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용 제품군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4에 이어 HBM4E 개발·공급 일정을 기존보다 빠르게 가져가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수성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고객사들의 차세대 AI 플랫폼 로드맵에 맞춰 공급 준비를 앞당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SK하이닉스는 HBM3와 HBM3E 시장에서 엔비디아 주력 공급사 지위를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제품에서도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도 밝힌 상태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그동안 쌓아온 업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과 양산 역량을 HBM4E 제품에서도 이어가, AI 혁신을 지속적으로 리드해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파트너들과 협력을 바탕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선제적으로 구현해,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서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