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다시 3%대...은행권, 기업 여윳돈 붙잡기 분주

5대 은행 정기예금 최고 연 2.90~3.00%...일부 은행은 3% 중반대 MMDA 이달 들어 9조9704억원 ↓...정기예금은 4조1213억원↑ 시장금리 상승에 수신 경쟁 확대...단기성 자금 이탈 방어 목적

2026-06-15     이준성 기자
서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3%대에 진입하고 있다. 수출 호조로 기업성 대기자금이 불어난 가운데 증시 호황에 따른 머니무브와 단기성 자금 이탈 우려가 겹치자, 은행들이 법인 파킹통장에 머물던 여윳돈을 정기예금으로 묶어두기 위해 수신금리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90~3.00%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0.05%포인트(p) 높아졌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3.00%로 가장 높았다. 이 외에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연 2.95%였으며,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각각 연 2.90% 수준이었다.

일부 은행은 이미 3% 중반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연 3.65%,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은 연 3.70%,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은 연 3.67% 수준이다.

예금금리 상승은 시장금리 오름세와 흐름을 같이 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달 13일 연 3.221%에서 이달 12일 연 3.585%로 0.36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 금리도 연 4.137%에서 연 4.269%로 0.132%p 올랐다.

은행채 금리는 은행의 조달비용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시장성 조달 비용이 커지고,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 등 수신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도 높아진다.

대출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46~7.49% 수준으로, 상단이 7.5%에 근접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1등급·1년 만기 기준 연 4.39~6.05%로 상단이 6%를 넘어섰다.

은행권 수신 경쟁의 핵심 변수는 기업성 자금이다. 5대 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잔액은 147조6966억원으로, 5월 말보다 9조9704억원 줄었다. MMDA는 기업들이 단기 여유자금을 맡겨두는 용도로 많이 활용해 '법인 파킹통장'으로도 불린다.

5대 은행 MMDA 잔액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어섰지만, 이달 들어 빠르게 감소했다. 아직 월중임에도 감소폭은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5대 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48조8374억원으로, 5월 말보다 4조1213억원 늘었다. 지난달 7조5327억원 증가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은행권에서는 MMDA 감소와 정기예금 증가가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성 자금으로 대기하던 기업 여윳돈 일부가 금리 매력이 높아진 정기예금으로 이동하고, 은행들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1년 미만 단기 정기예금 금리를 탄력적으로 제시하며 자금 이탈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성 수신 가운데 일부는 언제든 은행권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으로 보고 있다"며 "때문에 은행권 전반에서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 금리를 경쟁력 있게 제시해 유동성 이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