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불어오는 '펫 휴머니제이션' 훈풍...미래 핵심 먹거리로 펫보험 주목한 보험사

- 펫 휴머니제이션 트랜드와 변려견 고령화 추세로 의료비 부담 커져 - 펫보험, 업계 성장 정체 국면에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시장경쟁 본격화 - 보험사 "낮은 가입률은 성장 잠재력 크다는 의미"...표준수가제 도입 기대감↑

2026-06-15     윤덕제 기자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국내 펫보험 가입 건수가 25만 건을 넘어서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트랜드가 확산되고 반려동물 고령화 추세까지 맞물리면서 펫보험이 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시장 선점을 위한 보험사들의 다양한 상품 차별화가 시도되고 있다.

1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보유 계약은 25만 건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년 새 신규 계약 건수는 전년 대비 40% 가량 성장해 13만 건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1만 건에도 미치지 못했던 계약건수는 7년 만에 36배 가량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펫보험 성장 배경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와 펫 휴머니제이션 기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풀이다. 펫 휴머니제이션은 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해 사람처럼 대하는 현상을 말한다.

펫보험 전문보험사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검사·경증 질환 등 실제 병원 이용 과정에서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생활형 보장 상품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반려가구 증가와 높은 펫보험 성장에도 불구하고 가입률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보험사 입장에서 성장 여력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1500만 시대에 진입했고, 작년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전체의 29.2%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보험사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동물 의료비다. 하나금융은 국내 동물의료 시장이 지난 2024년 약 2조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약 3조3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간 약 10% 내외의 성장세다.

아울러 지난 2021년 기준 9세 이상 노령 반려견 비중이 전체의 약 42%에 육박해 의료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146만 3000원으로, 전년(78만7000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또한 예전에는 질병 발생 시에만 병원을 찾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수명 연장과 삶의 질 유지를 위해 예방의학, 만성질환 관리 등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펫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로 대형 손보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단기전문보험사 출범에 이어 디지털보험사까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며 시장 성장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국내 첫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은 출범 1년 만에 서울 강남구, 경기도 등과 입양동물 안심보험 사업에 참여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브라운의 성장 배경으로 반려동물 보험에 특화된 전문성과 합리적인 보험료, 보험 이용 경험을 개선한 서비스 구조의 결합을 꼽고 있다. 

최근 디지털손보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업계 최대 수준의 보장을 내세운 펫보험을 출시하며 펫보험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반려인이 치료 선택 과정에서 비용 부담 때문에 병원 선택을 망설이지 않도록 수술 당일 의료비 최대 500만원, 연간 의료비 최대 4000만원 등 보장 한도를 업계 최대 수준으로 구성했다.

현재 펫보험 계약의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2%대의 낮은 가입률이 오히려 성장 여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공익형 표준수가제' 도입이 펫보험 시장의 성장 한계를 벗어날 계기로 여기고 있다. 진료 항목별 비용 기준을 마련해 진료비 편차를 완화하고 의료 체계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수정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체 반려동물 수 대비 가입률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높은 성장 잠재력과 제도개선 필요성이 병존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동물보험 시장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동물 등록제 강화와 데이터 축적의 병행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