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생태계] 양 떼 방목시켜 태양광 발전소 관리한다
- 잡초 제거와 동물 복지 개방 사육 일석이조 효과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태양광은 전 세계 청정에너지 발전 비중의 40%를 돌파하며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 신재생에에너지로서 지위를 굳히고 있다.글로벌 태양광 산업은 오는 2035년까지 화석연료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력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향후 연간 10%대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자료: Global Market Insights).
태양광 발전소는 설치 비용, 수익성, 발전 효율성 최적화를 감안해 대규모 농지 및 임양 등 드넓은 부지에 건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만큼 친환경 에너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산림 훼손, 토양 붕괴 및 산사태, 노후 태양광 집전 패널의 오염물질 배출 등 환경 유해성이 지적돼 왔다.
그동안 태양광 발전 단지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과 환경 운동가들은 식량을 생산하는데 활용돼야할 비옥한 농지나 가축 방목지로 쓰여야 할 천연 농지・임야를 태양광 발전소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하며 지역 에너지 당국 및 에너지 기업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소에 대규모로 설치된 집전판 시설은 우천 시 빗물이 집중적으로 흘러내리게 해 토양 패임과 홍수를 야기한다. 또, 패널 하부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풀과 잡초가 불균형하게 자라게 되면서 패널의 태양광 수집을 방해하고 발전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부지에 양 떼를 풀어 풀을 뜯게하는 이른바 ‚솔라 그레이징(solar grazing)‘ 방목법이 속속 도입되며 긍적적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솔라 그레이징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부지에 동물 복지, 친환경적 생태계 순환에 이로운 친환경 축산으로 농가 토지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잡초 관리에 드는 태양광 발전소 관리 비용을 감축하는 일석이조 해법이라는 평가다.
가령, 영국 남부 옥스퍼드셔 지방의 농업 마을에 건설된 영국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주민 조합 소유 태양광 발전소인 ‚웨스트밀(Westmill) 솔라’는 솔라 그레이징 기법을 실천한 친환경 ‚영농형 태양광(아그리볼타익, agrivoltaic)‘의 대표적인 사례다.
면적 약 12 제곱킬로미터 부지에 태양광 패털 2만 대가 설치된 이 발전 단지에 이 지역 토종 양 40마리를 방목하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놀라운 생태 효과가 나타났다.
겨울철 방목된 양 떼는 제초 기능와 천연 거름을 제공에 그치지 않고, 공격적 식물 종자를 제거해 연약한 희귀 야생 꽃 종을 보호하는 한편, 야생 식물계와 곤충・조류 생태계 균형 유지에도 기여했다. 또한 꽃가루 및 씨앗을 옮겨 교배하는 수분자(授粉者) 역할도 수행했다.
한편 태양광 패널은 변화무쌍한 날씨 변화 속에서 야외에 노출된 양 떼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양들은 햇볕이 강하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태양광 패널 하부를 보호막 또는 피신처로 활용한다.
농업(가축 방목)과 태양광을 한 부지에서 동시에 하는 ‚아그리볼타익’ 트렌드는 최근 미국과 호주 등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운영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 글로벌 선두국인 중국에서도 이미 차 재배지에서의 수자원 절약과 내몽고 사막 태양광 발전 기지에서의 친환경 양 방목을 실시한다.
대규모 실내 시설에서 고열량 사료로 식용 가축 사육을 하는 미국의 경우, 1990년대부터 양 사육업이 급격히 쇠퇴했으나, 솔라 그레이징 모델을 통해 농가들이 수입 다각화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태양광 발전소에 양을 방목하는 아그리볼타익 모델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어 과학계와 공학자들이 지역 농부들과 협력을 통해 관찰과 개선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우선 양은 태양광 발전소의 방목 가축으로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된다. 양은 소・젖소・염소 등 다른 방목 초식 동물에 비해 성질이 온순하고 얌전해 발전 시설 시설을 공격하거나 전선을 물어뜯는 등 인프라 훼손 행위를 덜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학자들은 태양광 패널과 방목 양 때가 상호 유익한 생태계를 만들며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패널의 높이 설계, 인프라 구조 개선, 관리 접근성 최적화, 토양 관리, 그리고 야외 목초지에서의 양 떼 행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