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글 AI칩 수주 기회 잡나…TPU 핵심 부품 생산 검토

구글 차세대 TPU 생산 협력 논의 구체화 HBM 강점 앞세워 파운드리 수주 기대감

2026-06-12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구글이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일부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대형 수주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구글이 차세대 텐서처리장치(TPU) 개발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생산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구글과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논의 대상은 코드명 ’아이스피시’로 알려진 10세대 TPU다. TPU는 구글이 AI 학습과 추론 성능을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로, 최근에는 클라우드 사업 확대와 함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아이스피시는 현재 설계 단계에 있으며 2028년 양산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생산 공정을 TSMC와 삼성전자가 분담하는 형태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메인 프로세서는 TSMC의 1.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고, 삼성전자는 프로세서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연결하는 메모리 입출력(I/O) 다이를 2나노 공정으로 제조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I/O 다이는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대규모 AI 모델 구동 과정에서 연산칩과 HBM 간 막대한 데이터를 지연 없이 전달해야 하는 만큼, 메모리 인터페이스 설계와 제조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텍사스주

업계에서는 구글이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검토하는 배경으로 메모리 경쟁력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HBM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HBM 공급과 I/O 다이 생산, 패키징 공정까지 삼성전자 공급망 내에서 처리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번 논의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의 첨단 공정과 CoWoS 패키징 생산능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빅테크 기업들은 특정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이 최근 인텔과도 TPU 생산 및 패키징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점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 수주가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2나노 공정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난해 테슬라와 대규모 AI 반도체 생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메모리와 로직, 패키징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구글 프로젝트가 실제 수주로 이어질 경우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 신뢰도와 고객 확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