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프레스는 팔리고, 남겨진 본체”…엇갈린 운명의 홈플러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하림 품으로 안기며 새 출발 본체는 37개 점포 폐점·2000억원 운영자금 확보 난항 회생 첫 퍼즐 맞췄지만 홈플러스 정상화는 여전히 안갯속

2026-06-1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핵심 자산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성공하며 회생 작업의 첫 단추를 끼웠다. 반면 정작 홈플러스 본체는 점포 폐점과 자금난에 직면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브랜드 아래 있던 두 사업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홈플러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영업양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하림은 1206억원을 투입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을 인수하게 됐다.

이번 승인으로 하림은 생산과 제조를 넘어 전국 단위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확보하게 됐다. 닭고기와 육가공품, 가정간편식(HMR) 등 자체 생산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면서 식품 사업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 역시 이번 결합이 경쟁 제한 우려보다 유통시장의 경쟁 활성화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온라인 유통 확대와 식품 유통 채널 다변화로 SSM(기업형 슈퍼마켓)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경쟁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홈플러스 본체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홈플러스는 최근 영업을 중단한 37개 점포에 대한 폐점을 결정하고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회생 절차 완수를 위한 긴급 운영자금 확보도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 규모의 DIP(회생절차 중 신규 자금조달) 금융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메리츠 측은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 범위인 1000억원 수준의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가 존재한다.

홈플러스는 1000억원만으로는 회생 절차를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점포 폐점 비용과 상품 공급 정상화, 협력업체 신뢰 회복 등을 위해서는 최소 2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간도 많지 않다. 서울회생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오는 7월 3일이다. 그때까지 운영자금 확보와 인수자 선정, 채권단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회생 절차 자체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을 수 있다.

결국 홈플러스는 같은 시기 상반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익스프레스 사업은 새 주인을 만나 성장의 기회를 확보했지만, 본체는 구조조정과 자금 조달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익스프레스 매각이 홈플러스 회생의 시작일 수는 있지만 성공을 보장하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매각 대금 상당 부분이 채권 변제에 활용될 예정인 만큼, 실제 영업 정상화 여부는 결국 추가 운영자금 확보와 본체 매각 성사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회생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본체 정상화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향후 운영자금 확보와 채권단 협의가 순조롭게 이뤄지느냐가 홈플러스의 최종 회생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