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바이오, 6월말 ‘대치동 매각’ 데드라인 임박…627억 부채 '독박' 현실화 우려②
잔금·채무승계 기한 6월30일 도래…외부감사인도 대치동 매각 계획 주목 매각 지연 땐 627억 부채 부담 현실화…연 이자 40억 전후 추산 주가 1000원 아래, 액면병합 추진…퇴출 요건 방어 카드 총동원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피플바이오가 이달 말 627억원 규모 채무승계 데드라인을 맞는다. 회사는 983억원 규모 대치동 건물을 영구 전환사채(CB)와 채무승계 방식으로 인수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과 자본잠식 등 상장폐지 리스크를 넘겼지만, 실질 현금 유입은 없었다. 관건은 오는 30일 채무승계 기한 전후로 대치동 부동산 매각을 마무리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다.
매각이 지연될 경우 피플바이오는 잔금 성격의 627억원 채무를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영구 CB를 포함한 연간 이자 부담만 40억원 전후로 추산된다. 외부감사인도 대치동 부동산 매각 계획을 언급하며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회계상 재무비율 개선으로 벌어둔 시간이 이달 말 채무승계 기한을 앞두고 다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달 말 채무승계 기한…매각 실패 땐 627억 부담 현실화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는 30일 피플바이오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983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부동산 및 건물 인수 잔금 납입일이 도래한다.
거래 구조는 계약금과 중도금 356억원을 영구 CB 발행대금과 상계하고, 잔금 627억원은 해당 부동산에 설정된 채무를 승계하는 방식이다. 당초 채무승계 일정은 지난 3월 31일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돼 이달 30일로 변경됐다.
피플바이오는 해당 거래를 통해 회계상 재무를 개선하고 상장폐지 위기를 한 차례 벗어났다. 영구 CB는 상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채권이지만, 조건에 따라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될 수 있다.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고 채권자의 중도상환 요구 권리 등이 제한된 경우 자본 성격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피플바이오 영구 CB는 만기가 2055년으로 30년이며, 중도상환 요구권은 채권자가 아닌 발행사인 피플바이오에 있다.
피플바이오는 영구 CB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리는 동시에, 잔금 납입 및 채무승계 시점을 늦춰 부채 인식을 뒤로 미뤘다. 이를 통해 작년 3분기 17억원 수준이던 자기자본은 작년 말 286억원으로 늘었고, 1037.3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55.75%로 급감했다. 자기자본이 증가하면서 작년 3분기 84%에 달했던 자본잠식도 해소했고, 법차손 관련 상장폐지 리스크에서도 벗어났다.
피플바이오는 앞서 지난해에도 유사한 구조로 상장폐지 리스크 해소를 시도했다. 당시 피플바이오는 대치동 소재 철거 추진 중인 건물과 부동산을 영구 CB 발행 및 채무승계 방식으로 89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를 신사업인 AI 데이터센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거래 상대방 측 유증 납입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거래는 최종 철회됐다. [피플바이오, M&A 직후 최대주주 개인회사 부동산 매입 논란①]
이후 피플바이오는 부동산 매각 대상자였던 리얼리티젠 유세권 대표 측과의 협의를 통해 매입 대상 부동산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의 다른 법인인 휴먼데이타가 보유한 건물을 98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신사업인 AI 데이터센터 역시 부동산 매각 자금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현금 유입 없는 회계상 방어…매각 실패 땐 유동성 압박 확대
영구 CB의 자본 분류를 통해 회계적 재무비율은 개선됐지만, 실질 유동성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 영구 CB 납입이 현금 대신 부동산 매입대금 일부와 상계되면서 실제 자금 유입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피플바이오는 매입한 부동산을 승계 예정 채무와 함께 재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피플바이오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산양수도 대상 부동산(대치동 소재 건물)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상반기 내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본 거래를 통해 약 300억원 규모의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피플바이오의 계획은 영구 CB로 부동산 매입대금 일부를 상계해 상장폐지 요건을 방어한 뒤, 채무승계 기한 전후로 해당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다. 매각이 성사되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매각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627억원 규모의 승계 대상 채무가 회사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피플바이오가 해당 채무를 승계할 경우 영구 CB를 포함해 연간 납부해야 할 이자는 40억원 전후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 피플바이오의 연결 기준 전체 매출 (약 28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현금창출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금융비용이 현실화될 경우 유동성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매각 전에도 해당 부동산은 단기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됐다. 피플바이오는 취득 예정인 대치동 부동산을 담보로 아이마켓코리아로부터 연이율 7.5% 조건의 50억원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감사인도 대치동 매각 주목…계속기업 불확실성 지적
외부감사인도 대치동 부동산 매각 여부를 피플바이오의 계속기업 판단과 연결해 보고 있다. 지난해 피플바이오 감사보고서에는 ‘적정 의견’ 수령에도 불구하고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기재됐다.
외부감사를 진행한 다산회계법인은 “주석 39(△영업손익 개선방안 △재무적 안정성 확보방안 △대치동 부동산 매각 계획)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석 39에서 설명하고 있는 다른 사항과 더불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영구 CB의 자본·부채 분류 적정성”을 핵심감사사항으로 선정했다.
이는 피플바이오가 영구 CB와 부동산 거래를 통해 회계상 재무지표를 개선했지만, 계속기업 불확실성 해소는 대치동 부동산 매각 및 영구 CB의 회계처리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구 CB와 채무승계를 활용해 부동산을 장부에 올리면 재무비율은 개선될 수 있지만, 회사에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각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요건은 일시적으로 방어하더라도 유동성 압박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플바이오는 최근 주가가 다시 1000원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또 다른 퇴출 요건에 직면했다. 지난 10일 피플바이오 주가는 952원으로 마감했다.
회사는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이는 2대 1 액면병합을 결정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피플바이오의 액면병합은 부실기업 퇴출을 위해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상장폐지 제도 개선과 맞물린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1일부터 주가가 일정 기간 이상 1000원 미만을 유지하는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한다.
피플바이오 측은 대치동 부동산 매각은 큰 차질없이 진행 중이란 입장이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매수 희망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진행 중이고 현재 기한(잔금 납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최대한 잘 마무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다만 해당 내용이 공시 사항이다 보니 자세한 진행사항을 밝히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지금은 추가 연장이나 대체 자금조달 등은 생각하지 않고 해당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