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왕좌' 탈환 노리는 KB증권, 6월 단독 주관 3건 출격…하반기 빅딜 경쟁 전초전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 KB증권, 올해 상반기 주관 실적은 다소 주춤 스트라드비젼·레메디·레몬헬스케어 단독 주관...총 공모 규모 최대 1428억원 무신사·업스테이지 등 하반기 대형 IPO 앞두고 실적 반등 발판 마련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이 상반기 부진을 털고 반격에 나선다. 연초 대형 공모주 부재로 주관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6월 들어 스트라드비젼과 레메디, 레몬헬스케어 등 3개 기업의 상장을 잇달아 단독 주관하며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18일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인식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라드비젼의 일반청약을 시작으로 레메디, 레몬헬스케어 등 총 3개 기업의 코스닥 상장 공모 절차를 단독으로 주관한다. 세 기업의 희망 공모가 기준 총 공모 규모는 최소 1102억원에서 최대 142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KB증권은 다수의 대형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대형 딜 부재와 시장 관망세 영향으로 5월까지 상장 주관 건수가 2건에 그치면서 경쟁 증권사들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따라 6월에 집중된 단독 주관 딜들이 상반기 실적 만회와 하반기 주관 경쟁력 회복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기업은 스트라드비젼이다. 스트라드비젼은 AI 기반 영상 인식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차의 객체 인식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주요 자동차 부품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AI·모빌리티 분야 대표 기술기업 중 하나로 평가한다.
스트라드비젼은 총 700만주를 공모하며 전량 신주 모집 방식으로 진행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2000원~1만4000원으로, 공모 규모는 840억원~980억원 수준이다. 이번 공모는 3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흥행 여부에 따라 KB증권의 상반기 IPO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과제를 안고 있다. 스트라드비젼은 최근 사업연도 기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654억5800만원, 당기순손실 655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고객 기반과 AI 객체 인식 분야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아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 IPO 시장에서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흥행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휴대용 의료영상기기 전문기업 레메디 역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레메디는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를 주력으로 개발하는 의료기기 기업으로,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기반으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레메디는 세 차례 도전 끝에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이번 상장 추진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총 공모주식 수는 12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1만7800원~2만700원이다. 공모 규모는 최대 248억4000만원이다.
레메디는 최근 사업연도 기준 매출액 134억4100만원, 당기순이익 7억41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기술특례 기업과 달리 실질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기업 레몬헬스케어도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는다. 레몬헬스케어는 병원과 환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의료정보 서비스와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총 공모주식 수는 2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7500원~1만원이다.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최대 200억원 수준이다. 의료 데이터 활용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이번 3건의 단독 주관 딜을 통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트라드비젼을 비롯한 AI 기업과 레메디·레몬헬스케어 등 기술특례상장 기업을 연이어 상장시키면서 주관 역량을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KB증권의 시선이 이미 하반기 초대형 IPO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IPO 시장에서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생성형 AI 기업 업스테이지 등 대형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의 공모 규모는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주관사 선정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대형 IPO 공급이 줄어들면서 KB증권의 주관 실적도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6월 예정된 3건의 단독 주관 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하반기 대형 플랫폼 및 AI 기업들의 상장 절차가 본격화되면 IPO 리그테이블 경쟁 구도는 다시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