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바이오, 발행주식 2.6배 오버행 폭탄…앱토크롬 대여금도 CB 대환⑤

앱토크롬 대여금 508억 CB로 상계…계열사 자금 돌려막기 잠재물량 3787만주, 발행주식의 262%…희석폭탄 경고등 계열사 CB로 지배력 강화…오버행 부담은 소액주주 몫

2026-06-11     박준형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잠재적 주식 전환 대기 물량이 발행주식총수의 2.6배까지 불어났다. 계열사인 앱토크롬에 빌린 508억원을 현금 상환 대신 전환사채(CB)로 대환하기로 하면서다. 계열사 자금 지원이 반복적으로 메자닌으로 대환되면서, 그룹 내부 유동성 지원과 지배력 강화에 활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분 희석과 오버행 부담은 오롯이 소액주주에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빚 돌려막기…508억원 대여금, CB 대환으로 '시간 벌기'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관계사인 앱토크롬을 대상으로 508억원 규모의 20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전환가액은 3778원이며, 오는 23일 납입이 예정됐다.

이번 CB는 현금 납입이 아닌 채권 상계 방식으로 발행된다. 앱토크롬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 보유한 대여금 채권 508억원을 CB로 대환하는 구조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앱토크롬으로부터 총 508억원을 빌렸다. 사실상 현금으로 갚아야할 빚을 CB로 돌려막은 셈이다.

만기 연장·이자율 인하 유동성 숨통…이면엔 지배력 강화 편법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이번 CB 발행으로 단기 상환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해당 CB의 만기는 2029년 6월로, 기존 대여금 만기(2026년 7월~2027년 12월)보다 최대 3년 이상 연장됐다. 금리 조건도 기존 연 4.6%에서 표면이자율 2%, 만기이자율 4%로 낮아졌다.

회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계열사 간 CB 거래가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그룹 내부 유동성 유지와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발행을 결정한 20회차 CB 외에도 16~19회차 미상환 CB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CB는 모두 계열사들이 인수했다. 엔투텍이 16회차 CB 400억원, 앱튼이 17~18회차 CB 800억원, 에이프로젠이 19회차 CB 100억원을 각각 보유 중이다.

실제 에이프로젠 그룹은 메자닌을 활용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지배력을 꾸준히 높여왔다. 에이프로젠의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은 2017년 7.69%에서 현재 56.30%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앱튼·엔투텍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미상환 CB까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잠재 지분율은 83.79%에 달한다.

발행주식수 262% 달하는 메자닌 폭탄…소액주주 오버행 독박

문제는 향후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이 상당한 지분 희석 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번 20회차 CB의 전환가액은 3778원이며 전환 가능 주식 수는 1344만6267주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93.3% 수준이다. 해당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기존 16~19회차 CB까지 포함할 경우 잠재 전환 가능 주식 수는 3787만주를 넘어선다. 공시 기준 발행주식총수 대비 262.78%에 달하는 대규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채무 돌려막기용 CB 발행인데, 잠재 희석 물량은 계속 누적된다”며 “CB가 지배력 강화가 아닌 재매각 등에 활용되더라도 소액주주들이 오버행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녹색경제신문>은 에이프로젠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 및 CB 재매각, 주식전환 계획 등에 대한 질의지를 회사 측에 전달했으나 기한 내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한편 앱토크롬을 비롯한 엔투텍, 앱튼 등 에이프로젠 그룹 계열사들은 내 주요 자금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앱토크롬이 보유한 계열사 대여금·CB 규모는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계열사 간 내부 거래 규모는 1조원을 웃돈다. [에이프로젠 그룹, 시총 4배 웃도는 1조원대 내부 거래망…김재섭 회장 사익편취 논란④]

[사진=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