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무산' 가능성 리노공업, 이채윤 회장 리걸 리스크 ↑

이채윤 회장 보유 구주 700만주 24일까지 처분 공 최종 무산시 시총 1만분의2 과징금, 약 15억~19억

2026-06-10     조영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 리노공업 최대주주 이채윤 회장이 구주 700만주 블록딜 계획을 예고한 가운데 해당 딜의 무산이 유력해지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커졌다. 공시상 거래계획 시한인 24일까지 딜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이 회장은 상당액의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리노공업은 지난 4월 24일 주식거래계획을 통해 5월 26일부터 6월 24일 사이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이채윤 회장 보유 보통주 700만주를 처분한다는 공시를 낸 바 있다. 인수자는 특정되지 않았다. 공시에 따르면 처분단가는 주당 12만3300원으로, 해당 가격 기준 시 거래규모는 총 8631억원 가량이 된다. 

시가의 변동에 따라 처분예정 가격인 12만3300원의 70~120% 선에서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최저 8만6310원에서 최대 16만290원에 처분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단, 인수자와 협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하지만 공시 이후인 4월 말부터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 1개월 만에 약 30% 가량 빠지는 등 변수가 생겼다. 10일 오전 현재 약 9만6000원 선으로 처분단가 대비 약 23% 가량 빠진 수치를 보이고 있다. 

최저치인 8만6310원 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블록딜을 협의한 이후 주가가 단기간에 빠지면서 거래 주체들 간 이견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투자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구주를 인수하기로 한 FI(재무적 투자자) 측에서 처분단가 인하를 요구했고, 이에 대해 매각 당사자인 이채윤 회장이 격노하면서 사실상 딜이 무산됐다는 이야기다. 

실제 블록딜 공시 이후 리노공업에 대한 투심이 급속하게 식는 양태를 보였다. 일례로 리노공업의 주요 고객사이자 반도체 관련주를 끌어올린 대장주 삼성전자는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22만원 수준에서 37만원으로 약 70% 상승했지만, 리노공업은 같은 기간 약 25% 가량 주가가 빠지면서 이 흐름에 역행했다. 블록딜 공시에 리노공업은 "보유주식 매각을 통한 자산운용"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시장에서 이를 회사의 미래와 무관한 '오너의 사욕'으로 해석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리노공업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리노공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너 개인의 딜일 뿐, 의사결정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짧게 밝혔다. 

문제는 최종적으로 딜이 무산될 경우, 일종의 허위 공시로 리노공업이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제도에 따른 처벌이다.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이사·감사 및 사실상 임원(업무집행책임자 등) ▲의결권 주식 10% 이상 소유, 임원 임면 등 주요 경영사항에 사실상 영향력 행사자 등은 보유 지분의 1% 이상을 거래할 때 거래가격과 수량 등을 최소 30일 전에 공시해야 한다. 리노공업은 이 시행령을 지켰다. 만약 거래 당사자가 합의를 통해 24일 전 딜이 성사된다면 리노공업은 거래발생일로부터 5영업일 내 보유상황을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최종 블록딜이 무산되면 이 회장은 상당액의 과징금을 부과 받는다. 시행령 등에 따르면 매매 계획을 미이행할 경우 시가총액의 1만분의 2 수준에서 과징금을 내야한다. 최대 20억원을 넘지는 못한다. 현가 기준 리노공업의 시가총액이 7조5000억원 수준이므로 1만분의 2는 약 15억원이다. 처분단가인 12만3300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약 19억원 가량이 된다. 

공시로 인한 주주들의 재산상 피해는 별개의 문제다. 이 회장도 대주주로서 자산가치라 반감됐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과 견조한 회사의 수익성을 보고 리노공업에 투자한 소액주주들 역시 블록딜 공시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리노공업 내부의 파업 이슈도 수습이 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3월 설립된 리노공업 노조는 사측에 임금 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임단협을 연쇄적으로 가졌으나  최종 무산, 4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노조 92.6%가 파업에 찬성해 8일 부산지방노동위가 조정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부산노동위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양측의 교섭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노사는 11일 재차 교섭을 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