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600원 우려에 해외 리츠 긴장…환헤지 구조 따라 희비
고환율에 드러난 해외 리츠 환헤지 리스크 제이알 정산 부담 현실화…KB는 만기 연장 완료 미래·신한도 대응 나서…유동성 관리 집중 환헤지 비율·만기 구조 따라 부담 차별화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면서 해외 부동산 리츠들의 환헤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리츠는 수백억 원 규모의 환헤지 정산금을 납부하거나 만기를 연장했고, 일부는 환헤지 만기에 대비해 별도 자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5일에는 장중 1559.50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시 1600원선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 국면이 이어지면서 해외 부동산 리츠들이 안고 있던 구조적 리스크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투자 원금 대부분을 환헤지한 리츠들의 경우 과거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활용했던 환헤지 계약이 오히려 대규모 현금 유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환율 1100~1200원대에서 체결한 환헤지 계약이 고환율 국면에서 되레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환율은 계약 당시보다 300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만기 시에는 그 차이만큼 정산 부담이 발생한다. 실제 일부 해외 리츠의 경우 환헤지 정산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오피스 자산 관련 유로화 환헤지 계약 만기 과정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정산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약 200억원만 우선 납입했고 나머지 800억원은 만기를 내년 말로 연장했다. 당장의 유동성 부담은 일부 줄였지만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향후 부담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KB스타리츠는 올해 초 105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4월 말 만기였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100억원을 상환했고, 최근엔 환헤지 정산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주 환헤지 정산을 모두 완료했고, 기존 환헤지 계약 2건의 만기도 각각 최소 2~3년 뒤로 연장했다"며 "현재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납입 부담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자산 매입 당시 환율 1190원 수준에서 환헤지 계약을 체결했으나 현재 전체 자산의 약 50%만 환헤지하고 있어 납입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환정산금 규모는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져 현재 기준으로 특정하기 어렵지만 관련 재원으로 활용할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리파이낸싱도 잠재적 대주 선정이 완료돼 기존 차입 규모를 그대로 승계할 예정으로 환율 관련 납입 압박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작업은 7월 말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역시 내년 1월 도래하는 환헤지 만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총 397억원 규모의 한도대출 가운데 100억~150억원가량을 환헤지 정산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측은 현재 원·달러 환율 기준 약 1550원 수준까지는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환율이 하락할 경우 실제 정산금 부담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같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라도 환헤지 비율과 만기 구조, 보유 현금 규모에 따라 부담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리츠별 격차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