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영토 확장 나서는 태양광 업체들… 한화솔루션, 우주 태양광 실증 프로젝트 참가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우주 시장으로 영토 확장에 나섰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9일,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이하 탠덤 셀)을 달에 보내는 우주 태양광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원하고 이지스 에어로스페이스가 총괄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화큐셀이 제작한 탠덤 셀 샘플은 달 탐사선 표면에 설치된다. 진공 상태와 극심한 온도 변화, 강력한 우주 방사선 등 극한의 환경 노출 속에서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는 실증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상용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모듈로 세계 최초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신뢰성 인증을 획득한 한화큐셀은 이번 달 표면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우주 태양광 분야로의 기술 확장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우주 태양광은 지상의 한계를 극복하고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미래 에너지원이자 AI 데이터센터·방산·통신 등 안보와 밀접한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큰 플랫폼 산업”이라며,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태양광 시대를 여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우주 도전은 비단 한화큐셀만의 일이 아니다. 오는 12일(현지 시간) 나스닥 상장을 앞둔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의 상장 초읽기와 함께 시장의 시선은 OCI홀딩스로도 쏠리고 있다.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OCI테라서스는 스페이스X와 약 1조 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용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다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며, 글로벌 우주 공급망 진입을 앞두고 있다.
수만 개의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운영과 머스크가 예고한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초경량·고효율 태양광 패널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국의 안보 및 방산 정책상 우주 인프라 내 중국산 소재 배제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전 세계 몇 안 되는 '비(非)중국산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 기지를 보유한 OCI테라서스가 핵심 파트너로 떠오른 것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역시 차세대 고효율 탠덤 기술력을 무기로 주목받는다.
지난 3월 엔비디아가 지상의 전력난과 환경 규제를 피해 24시간 태양광 발전과 천연 냉각이 가능한 우주 공간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궤도 내 데이터 센터(ODC)’ 구상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강력한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하루 만에 21%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 기대감의 배경에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건식 증착 기반 탠덤 셀’ 기술력이 자리 잡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나 위성망 가동을 위해서는 영하 185도와 영상 150도를 오가는 극한의 온도 차를 견디면서도 무게가 가벼운 고효율 패널이 필수적인데, 균일도와 내구성이 뛰어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건식 증착 차세대 태양전지 공정 기술이 우주용 스펙에 가장 적합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의 우주 인프라 구축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우주 태양광은 상업 시장으로 빠르게 안착해 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7억 1000만 달러(약 9500억 원)에서 연평균 17.1%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2035년에는 33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 규모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김기환 경상국립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스페이스X의 비용 혁신과 우주 데이터센터 상업화 논의가 우주 태양광의 경제성 논의를 현실 테이블로 끌어올린 결정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주력하는 기술적 성숙도에 주목하며 “우주 방사선을 견디는 ‘자기치유’ 특성에 초경량·고효율성까지 두루 갖춰 나가는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기술 선점은, 미래 우주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