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실여신 1.7조원 육박...정책금융 과제 속 리스크 관리 부담↑

1분기 말 총여신 203.5조원으로 1년 새 5.2%↑...기업여신 중심 확대 흐름 뚜렷 NPL 잔액 1조6988억원으로 41.5%↑...NPL 비율도 0.83%로 2년 만에 0.80%대 무수익여신 1조5625억원으로 불어나...무수익여신비율도 24년 1분기 이후 최고 대손충당금적립률 42.75%p↓...78조원대 정책금융 공급 속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 산은 "건전성 지표 및 부실 현황 점검, 스트레스 테스트 등 주기적으로 실시 중"

2026-06-08     이준성 기자
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산업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건전성 지표가 1년 전보다 적잖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여신이 5%가량 늘어나는 사이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은 40% 이상 불어났고, 충당금 확대 속도를 부실여신 증가 속도가 앞지르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40%포인트(p) 넘게 떨어졌다. 올해 산은의 정책금융 공급 규모가 78조원을 웃도는 만큼 여신 성장과 리스크 관리 사이의 균형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녹색경제신문>이 은행연합회 공시 등을 확인한 결과 산은의 1분기 말 총여신은 203조5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93조5348억원)보다 5.2%(9조9932억원) 늘어난 수치다.

산은의 특성상 여신 확대는 사실상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산은은 산업의 개발·육성, 사회기반시설 확충, 지역개발, 금융시장 안정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자금 공급 대상이 기업·산업 부문에 집중되는 구조다. 같은 기간 산은의 기업여신은 193조3965억원에서 203조4119억원으로 5.18%(10조154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부실여신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1분기 말 산은의 NPL 잔액은 1조698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02억원) 대비 41.5%(4986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여신에서 NPL이 차지하는 비중인 NPL 비율은 같은 기간 0.62%에서 0.83%로 0.21%p 상승했다. 산은의 NPL 비율이 0.80%를 넘어선 것은 2024년 1분기 말(0.82%)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산은 입장에서 한층 부담스러운 대목은 부실여신 중에서도 악성으로 분류되는 무수익여신 또한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다. 무수익여신은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못해 '깡통대출'이라 불리는 부실채권을 뜻한다.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NPL보다도 부실도가 높은 여신으로 평가된다.

1분기 말 산은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1조562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416억원)보다 36.9%(420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무수익여신비율도 0.59%에서 0.77%로 0.18%p 뛰며 2024년 1분기 말(0.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부실여신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 역시 크게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은행이 부실채권 대비 얼마나 많은 충당금을 쌓아뒀는지 나타내는 손실흡수력 지표다. 1분기 말 기준 산은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21.15%로 전년 동기(263.90%) 대비 42.75%p 낮아졌다. 이 기간 대손충당금 잔액(3조7569억원·18.61%↑)이 20% 가까이 늘었음에도 NPL 증가율이 이를 2배 이상 웃돈 영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은행의 충당금 적립 기조나 경기 흐름 등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는 지표인 데다, 산은의 경우 금융당국 권장치(120%)를 상당 폭 웃돌고 있어 현재로서는 손실흡수력 저하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경기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상환능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 터라 추후에는 적립률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정책금융을 활발히 공급하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만 78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부실여신 증가 속도가 여신 확대 속도를 크게 앞지르는 최근 흐름은 산은 입장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차주별 상환능력, 업종별 취약 요인, 기존 여신의 부실 전이 가능성 등을 보다 촘촘히 점검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석유화학·철강 등 일부 산업의 업황 부진에 따른 기업 신용도 하락, 중소·중견업체의 연체율 상승 등으로 NPL이 증가했다"며 "선제적 구조조정과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건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내부통제 강화와 건전성 지표·부실 현황 점검,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