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실손보험 "불어나는 손실에 계약은 증가"...보험사 손익관리 '빨간불'
- 실손보험 계약, 전년比 26만건 증가...보험료수익도 10% 늘어 - 지난해 1.87조 손실, 전년비 10%↑...경과손해율은 101.0%로 1.7%p 악화 - 비급여 관리 강화한 5세대 출시...지속적인 구조적·제도적 개선 필요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5세대까지 진화해 왔지만 여전히 고객들에게 받은 보험료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거둬들이는 계약은 늘어난 반면 손해율은 상승하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보험사 손익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4일 '2025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계약은 3622만건으로, 전년(3596만건) 대비 26만건(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는 3028만건으로,전년(2998만건) 대비 30만건(1.0%) 증가했으나, 생보사는 594만건으로 전년(598만건) 보다 4만건(0.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료수익은 18조원으로 보험료 상승 및 신계약 증가 등에 따라 전년 대비 1조6000억원(10.0%↑) 증가했다. 하지만 지급보험금은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11.4%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23년 14조1000억원, 2024년 15조2000억원 등 지속적인 증가세다.
이에 따라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뺀 보험손익은 지난해 1조8700억원 손실로, 전년(△1조6200억원) 보다 적자 폭이 2500억원 확대됐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료수익에 대한 발생손해액 비율인 경과손해율은 101.0%로 전년(99.3%) 대비 1.7%p 상승했다. 업계에서 분석하고 있는 실손보험 손익분기점은 약 85%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의료기술 등 일부 고액 비급여 치료의 큰 폭 증가 등으로 지급보험금 증가폭이 보험료 인상율을 넘어섰다"며 "손해율 악화는 향후 보험료 추가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과잉 의료이용 억제 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세대별 보유계약을 살펴보면 2세대 실손보험이 1494만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세대 783만건, 4세대 641만건, 1세대 618만건 순이다.
손해율의 경우 3세대(120.3%), 4세대(115.1%), 1세대(102.3%), 2세대(93.1%) 순으로 집계됐다. 보험료 조정 효과가 누적된 1·2세대 상품이 3·4세대에 비해 손해율이 낮았으며, 가장 점유율이 높은 2세대(41.2%)가 가장 낮은 손실액(1400억원 적자)을 나타냈다.
지급보험금의 세부적 치료항목으로는 대표적 비중증 치료인 근골격계 질환(도수치료 등) 관련 보험금이 2조7000억원으로, 중증질환인 암, 뇌·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2조6000억원) 보다 많았다.
또한 로봇수술, 전립선결찰술, 하이푸시술 등 신의료기술과 관련된 비급여 보험금도 각각 72.4%, 64.6%, 46.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 1건당 연간 지급보험금은 1세대가 7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2세대 49만원, 3세대 36만원, 4세대 29만원이었다.
지급보험금 중 의원의 비중(32.0%)이 가장 크며, 병원(21.8%), 종합병원(17.6%), 상급종합병원(15.0%)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보험금은 의원(37.1%)·병원(26.9%)의 비중이 64.0%로 높고 상급·종합병원의 비중은 23.8%로 낮은 수준이다.
한편 지난달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중심의 과잉의료와 보험료 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장 구조를 전면 손질했다.
비급여 과잉 진료를 줄이고 의료비를 정상화한다는 취지에서 도수치료나 미등재 신의료기술 등은 보장되지 않으며, 비중증 비급여의 본인부담률도 50%까지 높인 것이 핵심이다.
대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는 일부 가입자와 의료기관의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이용 및 과도한 진료 관행이 핵심 원인"이라며 "이미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손해율 문제는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구조적·제도적 개선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