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봇,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단독 인수? PE 철수설에 “내부 확인 중”
중복상장 규제 기조에 FI 이탈설…기존 컨소시엄 구조 흔들 유상증자 흥행 리스크…"정부, 로봇 산업 예외 검토해야"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클로봇이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 구조를 기존 사모펀드(PE)와의 합작 방식에서 단독 인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함께 인수에 나섰던 펙투스PE 중복상장 규제 기조를 이유로 이탈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클로봇 측은 “현재 내부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클로봇은 최근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 구조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클로봇은 펙투스컴퍼니와 컨소시엄을 꾸려 두산이 보유한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지분 인수를 추진해왔다. 지난 3월에는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후 실사와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펙투스컴퍼니가 컨소시엄 참여를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거래 구조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모자회사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가 FI의 투자 회수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인수 이후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을 물류 자동화 전문기업으로 키운 뒤 별도 상장하는 방식이 회수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중복상장에 대한 제도적 문턱이 높아지면서 인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클로봇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아직 내부 확인 중”이라며 “현재 확정적으로 답변하기는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시장에서는 컨소시엄 구조가 깨지더라도 클로봇이 독자 인수를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물류센터 자동화 구축 경험과 WMS·WCS 등 물류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클로봇 입장에서는 단순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물류 자동화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외형을 넓힐 수 있는 매물이다.
PE가 빠질 경우 클로봇이 부담해야할 인수 금액은 약 500억원이 늘어난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의 총 인수대금은 1200억원으로 당초 계획은 클로봇이 700억원, 펙투스 PE가 50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였다.
클로봇은 현재 약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8월 중 증자를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 및 후속 투자, 북미법인 설립 등에 약 16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유상증자 규모가 큰 만큼 당장 PE가 빠져도 새로운 FI를 급히 구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정부의 중복상장금지 기조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발행 확정가액 하향과 유상증자 흥행 부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중복상장 규제가 로보틱스 산업의 자금 조달 생태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회사 주주 보호라는 정책 취지는 분명하지만, 로봇처럼 아직 대규모 선행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는 IPO와 외부 투자 유치가 성장 자금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FI 입장에서도 자회사 IPO가 막히거나 예측하기 어려워질 경우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투자 조건은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로보틱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 주주 보호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자회사 상장을 동일하게 막으면 신산업의 자금 조달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며 “로봇이나 피지컬 AI처럼 국가 전략산업 성격이 강한 분야에 대해서는 성장성, 투자 목적, 주주 보호 장치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예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