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에서 장바구니까지…에너지發 물가 충격, 서민 생활 전방위 압박

지난 5월 소비자물가 3.1% 상승…26개월 만에 다시 3%대 진입 석유류 가격 24.2% 급등, 항공료·서비스 요금까지 연쇄 상승 "일시적 유가 충격 넘어 생활물가 전반 확산" 우려 커져

2026-06-0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하며 2년 2개월 만에 다시 3%대를 넘어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물가 상승을 단순한 에너지 가격 급등 이상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유류비 인상이 물류·서비스·외식 등 생활 전반으로 번지면서 서민 체감 부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4년 3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하며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단연 석유류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2% 급등하며 지난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휘발유는 23.1%, 경유는 33.3%, 등유는 21.7% 상승했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더 이상 주유소 가격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류할증료가 반영된 국제항공료는 33.5% 오르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엔진오일 교체비와 세탁료, 주택 수선 재료비 등 석유를 원재료 또는 운송 과정에 활용하는 품목들도 잇따라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상승이 '에너지발 2차 물가 상승'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유가 상승이 운송비와 물류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서비스 가격과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중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경우 늘어난 비용 부담을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어 향후 외식·생활 서비스 물가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환율 역시 부담 요인이다. 수입 비중이 높은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수입 쇠고기는 7.6%, 갈치는 15.1%, 조기는 14.6% 상승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름값과 공과금뿐 아니라 식탁 물가까지 동시에 오르는 상황을 체감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도 물가 상승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경제 전반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3% 안팎의 물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다,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가 농축수산물 가격을 자극할 경우 물가 압력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물가 상승이 특정 품목에 그치지 않고 생활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소비 위축과 내수 둔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물가 상승은 단순히 유가가 오른 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운송·서비스·먹거리 가격으로 확산되는 과정에 있다”며 “에너지 가격 충격이 생활 전반에 반영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은 통계 수치보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