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1분기 순익 늘었지만 본업 수익성·건전성은 ↓...리더십 재정비 효과 '글쎄'
1분기 순익 539억원으로 67.9%↑...투자손익 142% 늘며 실적 견인 보험손익 35%↓...보험금·사업비 예실차 악화로 본업 수익성 후퇴 경영진 재편 후 보장성 보험 확대 등 추진...수치상 개선 효과 아직 제한적 킥스 비율 올 1분기 193%까지 하락...건전성 관리 부담↑ CSM 잔액 1조6082억원으로 7%↑...보장성 강화 효과 일부 확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AIA생명이 올해 1분기 투자손익 확대에 힘입어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늘렸지만 보험손익과 건전성 지표는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손익은 1년 새 35% 줄었고,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도 200%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7월 경영진을 재정비한 뒤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 등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업 수익성 개선으로는 연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2일 <녹색경제신문>이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확인한 결과 AIA생명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은 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21억원) 대비 67.9%(218억원) 늘어난 수치다.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은 투자손익이다. 같은 기간 AIA생명의 투자손익은 243억원에서 588억원으로 142%(345억원) 증가했다.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흑자 전환한 외환손익이 투자손익 확대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AIA생명의 외환손익은 65억원 적자에서 283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보험손익은 적잖이 뒷걸음질했다. AIA생명의 올 1분기 보험손익은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183억원)보다 35%(64억원) 줄었다. 지난해 경영진 재편을 단행한 뒤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영업 채널 재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치상으로는 본업 수익성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앞서 AIA생명은 지난해 7월 AIA그룹의 지역총괄대표(RCE)인 피셔 장을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고 네이슨 촹 대표의 연임을 결정한 바 있다.
보험손익이 이처럼 축소된 배경에는 예실차 악화가 자리한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한 보험금·사업비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같은 기간 AIA생명의 보험금 예실차는 -98억원에서 -185억원으로 손실 폭이 88.8%(87억원) 확대됐으며, 사업비 예실차는 6억원에서 -5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의 예실차 손실 확대는 의료 이용 증가 같은 단기 요인과 보장성 보험 판매 경쟁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보험금 청구가 늘어난 가운데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의 보장 한도를 높이고 보험료는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하면서 손해율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AIA생명 역시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해온 만큼 이 같은 흐름의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킥스 비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AIA생명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AIA생명의 킥스 비율은 지난 2024년 말만 해도 238.6%에 달했으나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올 1분기에는 193%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금융당국의 권고치(130%)는 웃돌고 있지만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력을 나타낸다.
다만 보험계약마진(CSM)이 늘어난 점은 AIA생명 입장에서 긍정적인 대목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AIA생명의 CSM 잔액은 1조608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26억원) 대비 7%(1056억원) 증가했다. CSM은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떠오른 미래 수익성 지표로, 보험사는 CSM을 우선 부채로 인식한 뒤 보험기간에 걸쳐 상각해 수익에 반영한다.
또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CSM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AIA생명의 보장성 보험 강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장성 보험은 같은 보험료를 받더라도 저축성·연금성 상품보다 적립금이나 환급금으로 돌려줘야 할 몫이 상대적으로 작고, 위험 보장에 따른 예상이익 비중이 커 CSM을 쌓는 데 유리하다"며 "CSM 증가가 실제 보험손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AIA생명의) 경영진 재편 효과가 아예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