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월 금리 인상 기정사실화…예대마진 역대 최대 은행권 '이자장사' 논란 더 커진다
예대금리차 역대 최대 1.51%p·이자이익 13조4000억…금리 인상 시 '이자장사' 비판 더 거세질 듯 5월 가계대출 9개월 만에 최대·기업대출 연체율 0.46%…NIM 개선 속 부실 리스크 동반 상승 우려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한국은행이 사실상 7월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미 예대금리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손쉬운 이자장사" 비판을 받아온 은행권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신호다.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 수익은 더 불어나지만, 정치적 압박과 가계부채 부실 위험도 함께 커지는 구조여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9회 연속 동결이지만 이번엔 결이 다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번에는 물가, 성장, 환율, 부동산을 봤을 때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기준금리를 앞으로 올림으로써 이런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전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번엔 동결했지만 7월 인상을 공개 예고한 것이다. 금통위원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치 21개 중 19개가 현행보다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부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이미 2.75%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금통위 직후 4.1bp 올라 3.752%를 가리켰다. 시장은 '매파적 동결'로 읽었다.
배경도 인상을 뒷받침한다.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을 2.6%로 제시했다. 2월(2.0%) 대비 0.6%포인트 상향으로, 2022년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전망도 2.7%로 올렸다. 성장도 좋고 물가도 높다. 금리를 올릴 명분이 충분하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은행권을 향한 비판의 포문이 더 크게 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3월 가계 예대금리차는 정책서민금융 제외 기준 평균 1.51%포인트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은행(1.64%p)이 가장 컸고 농협(1.55%p)·우리(1.50%p)·하나(1.46%p)·KB(1.41%p) 순이었다.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올라 예대마진은 더 확대된다. 1분기 5대 금융지주 이자이익이 이미 전년 대비 5.3% 증가한 13조3817억원에 달하는데,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이 수치는 더 불어난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금융권의 "손쉬운 이자장사"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정치적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리스크도 변수다. 5대 은행의 5월 가계대출은 28일 기준 2조9768억원 늘어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도 한 달 새 14조원 넘게 급증하며 4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금리 인상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와 부동산 매수 대기 자금이 동시에 움직이는 신호다. 신 총재도 이날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수익성 관점에서만 보면 금리 인상은 은행에 단기 호재다. 예대금리차 확대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대출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득만 있는 게 아니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차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이 동반 상승할 위험이 있다. 1분기 말 5대 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이미 0.46%로 지난해 말보다 0.09%포인트 오른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대출 마진은 좋아질 수 있지만 가계대출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7월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은행권은 이자 수익 확대와 정치적 압박,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라는 세 가지 변수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든다. 금리를 올리면 벌지만 욕을 먹고, 차주가 흔들리면 결국 은행도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