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총협회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불법"...SK하이닉스·삼성전자 이어 현대차·기아·카카오 등 도미노

- "대법원 판시 일관적…법에 부합 않는 점 명확히 해야"

2026-06-01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촉발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관련 "이익 배분으로 인한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단체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회원사에 권고했다.

경총은 법원이 이익배분 등을 조건으로 한 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 왔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최근 회원사에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배포했다.

경총은 "최근 일부 대기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제도를 단체협약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존의 성과급 제도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으로 기업 이익의 직접적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이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 고용, 연구개발,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되어야 하는 경영 자원"이라며 "노조의 선제적 배분은 주주의 권리를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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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할당하는 것은 상법상 배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며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지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과급 잠정 합의안에 찬성한 이사들은 상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총은 "실제 글로벌 기업에서도 이익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에게 배분하기로 사전에 약정하는 제도를 두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기업 이익의 활용 방안은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경영판단에 따라 결정·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 이유로 대법원의 판례를 들었다. 대법원은 성과급 자체에 대해선 그 성격에 따라 임금성을 인정하는 경우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영업이익 등 기업 이익을 기준으로 나누는 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 왔다.

이는 기업의 이익이 직원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보다 업황이나 환율, 경영진의 투자 결단 등 외부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급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높다는 점도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요인이다.

경총은 "대법원은 성과 배분은 근로의 제공과는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임금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일관적으로 판시해 왔다"며 "노조가 교섭에서 이익에 대한 배분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법과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총은 "기업 이익의 배분 기준 제도화는 기업의 고유한 경영판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노조법상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한정된다"며 "일반적으로 기업의 이익 배분은 임금이 아니며 복지나 기타 대우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기업은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응할 법적인 의무가 없다"며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이 기업 이익 배분을 주된 목적으로 벌이는 파업 등 쟁의행위는 목적상 위법한 쟁의행위가 될 수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경총은 "기업의 성과급 제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성과주의 원칙에 기반하여 합리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한편, 국내 시가총액 1위·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영업이익의 10.5%,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노사 합의를 이뤘다. 현대차·기아, HD현대중공업, 카카오, LG유플러스 등 자동차, 조선,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되고 있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 5월 27일 2차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 성과급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각각 순이익 30%,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다. HD현대중공업과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에서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 주장한다. 성과급 제도화가 이뤄질 경우 사실상 영업이익 N% 성과급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