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최고 연 10% 금리' ELD 출시 경쟁...활용 시 주의점은?

부산銀 15년 만에 ELD 재출시...국민·기업·농협銀도 관련 상품 잇따라 선봬 국민은행 ELD 최고 연 10.75% 제시...조건 따라 최저이율 적용 가능 증시 활황·예금금리 매력 저하에 은행권 수신 방어 카드로 부각 ELD, 주가지수 흐름 따라 수익률 결정...일반 정기예금과 구조 달라 만기 유지·낙아웃 조건·중도해지 수수료 등 확인해야 손실 가능성 줄여

2026-05-29     이준성 기자
[제공=국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은행권이 코스피200(KOSPI200) 등 주가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지수연동예금(ELD)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원금보장형 구조와 정기예금보다 높은 기대수익이 특징인 ELD를 앞세워 증시 활황 속 예금 고객 이탈을 막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만기 유지 여부와 지수 상승 조건에 따라 실제 이율이 크게 달라지고 중도해지 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ELD 활용 시 금융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부산은행은 코스피200 지수 변동률에 따라 최고 연 6.1%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BNK지수연동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부산은행이 지수연동 정기예금을 내놓은 것은 2011년 이후 약 15년 만이다.

부산은행은 이후 지난 11일 'BNK지수연동 정기예금 3차'도 선보였다. 지난달 출시한 1차 상품이 8영업일 만에 한도 100억원을 모두 소진하면서 후속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국민·기업·농협은행도 최근 관련 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기업은행은 'IBK지수연동예금 26-1차'를, 농협은행은 '지수연동예금 26-3호'를 각각 출시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최고 연 10.75%의 만기 이율을 제공하는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4호'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ELD는 예금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일반 정기예금처럼 가입 시점에 받을 이자가 확정되는 상품은 아니다. 대신 코스피200 등 기초지수의 최초 기준가격과 만기 또는 관찰기간 중 지수 움직임을 비교해 최종 이율이 결정된다. 상품 구조에 따라 상승추구형, 상승낙아웃형, 범위수익추구형 등으로 나뉘며, 일부 상품에는 기초지수가 미리 정한 수준을 넘으면 사전에 정한 금리로 이율이 확정되는 낙아웃(Knock-out) 조건이 붙는다.

이처럼 은행권이 ELD 출시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증시 활황과 예금금리 매력 저하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주가지수 상승 기대가 커지면 코스피200 등 기초지수 흐름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과거 고금리 국면보다 낮아져 은행권으로서는 예금 고객을 붙잡을 수 있는 수신 상품을 보강할 필요가 커졌다.

은행 입장에서는 ELD를 통해 정기예금 금리를 전반적으로 올리지 않고도 최고 수익률을 내세울 수 있다. 직접 주식투자에는 부담을 느끼지만 예금금리만으로는 아쉬운 고객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수신 경쟁의 보완 카드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ELD 출시는 증시 흐름과 예금 고객 방어 필요성이 함께 반영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정기예금 금리 경쟁만으로 고객을 붙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금보장형 구조와 추가 수익 기대를 함께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ELD는 자금 운용 기간과 투자 성향 등에 따라 선택해볼 만한 상품으로 꼽힌다. 만기까지 자금을 묶어둘 수 있고 일정 수준의 지수 흐름을 예상하는 소비자라면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주식투자에는 부담을 느끼지만 예금금리만으로는 아쉬운 고객에게는 ELD가 예금과 투자상품 사이에 놓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ELD가 원금보장형 구조를 앞세운 상품이라고 해서 일반 정기예금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ELD의 원금보장은 대체로 만기 유지가 전제다. 만기 전에 해지하면 약정 이자를 받지 못하거나 중도해지 수수료가 부과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단기간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생활자금이나 비상자금을 넣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최고금리만 보고 가입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일부 상품은 기초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일 때 높은 이율을 제공하지만, 사전에 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낮은 금리로 수익률이 확정된다. 최고 연 10%대 수익률을 제시하더라도 조건에 따라 최저이율이 적용될 수 있고, 정해진 지수 상승 구간을 벗어나면 실제 수익은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가입 전 최고금리와 함께 최저금리, 낙아웃 조건, 관찰기간, 중도해지 수수료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상품 설명서에 제시된 최고 수익률이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 반대로 어떤 경우 낮은 이율이 적용되는지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원금보장 여부도 만기 보유를 전제로 하는지, 중도해지 때 어떤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ELD는 예금이라는 이름 때문에 단순한 정기예금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수익률 결정 방식은 훨씬 복잡하다"며 "소비자는 최고 수익률보다 어떤 경우에 최저금리가 적용되는지, 중도해지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지,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는 자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