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첫 HBM4E 12단 샘플 출하…AI 메모리 선점 승부구

HBM4 이어 차세대 제품도 조기 공급 1c D램·4나노 공정으로 성능·수율 강화

2026-05-29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며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9일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지 수개월 만에 후속 제품인 HBM4E 공급까지 이어가며 차세대 HBM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HBM4E는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GPU에 탑재되는 차세대 메모리로, 기존 HBM4 대비 속도와 전력 효율을 개선한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 주요 AI 기업들이 차세대 AI 칩에 HBM4E 채택을 검토하면서 관련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HBM4E는 핀당 14Gbps 속도로 안정적으로 동작하며 최대 16Gbps까지 구현 가능하다. 기존 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준이다.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도 지원해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차세대 AI 시스템 처리 성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용량도 확대됐다. HBM4E 12단 제품은 48GB 용량을 구현했으며, 삼성전자는 향후 32GB(8단), 64GB(16단)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제품에는 삼성전자의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과 자체 4나노 파운드리 로직 다이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공정 안정성과 양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HBM 시장 경쟁이 단순 적층 기술을 넘어 선단 공정 기반 수율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HBM4와 동일한 1c D램·4나노 베이스 다이 조합을 HBM4E에도 적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는 저전력 설계와 패키징 구조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전작 대비 16%, 열 저항 특성을 14% 이상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발열과 전력 소모 문제 대응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 시장에서는 최근 발열과 전력 효율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HBM3E 단계에서 엔비디아 품질 검증 과정과 관련해 발열·전력 효율 문제가 제기된 바 있지만, 이후 HBM4에서는 속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고객사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하반기 HBM4E 샘플 공급과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LSI, 첨단 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원스톱 턴키’ 구조를 앞세워 AI 메모리 시장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HBM 시장이 고객 맞춤형 설계와 패키징 최적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종합 반도체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개발담당 황상준 부사장은 “HBM4 양산 성공에 이어 차세대 HBM4E 샘플 공급까지 차질 없이 완수하며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을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켰다”며 “앞으로도 압도적인 기술 초격차와 선제적인 생산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강력하게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HBM4도 양산 공급 확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