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삼전·하닉 시총 비중 50% 넘었다...‘반도체 쏠림’ 심화

코스피 신고가 경신했지만...체감 증시는 ‘하락장’ 삼전·하닉 시총 비중 50% 넘어...반도체 의존도 심화 반도체 쏠림 심화에 시장 양극화 우려 확대

2026-05-28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코스피지수가 8200 시대를 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시장 내부에서는 반도체 특정 종목 중심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나, 실제 시장에서는 대다수 종목이 약세를 보이며 체감 경기와 지수 흐름 간 괴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순매수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한 8200.2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반도체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며 개장 6분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1일 이후 4거래일 만이자 올해 들어 10번째 매수 사이드카 발동 사례다.

시장 상승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AI 수요 확대 기대감 속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가 국내 대표 반도체주로 확산된 영향이다. 외국인 자금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 유입되며 양 종목이 코스피 상승을 사실상 견인했다.

다만 지수 흐름과 실제 종목별 체감 수익률 간 괴리는 극심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전체 920개 종목 가운데 하락 종목은 826개에 달했다. 전체 종목의 약 90%가 하락했음에도 시가총액 비중이 압도적인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며 코스피 최고치가 연출된 것이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은 반대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0% 하락 마감했으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이차전지·바이오·콘텐츠 업종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비(非)반도체 업종의 유동성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산 비중이 코스피 전체 시총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 집중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정 두 종목이 국내 증시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쏠림 현상을 더욱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16종에는 상장 첫날부터 약 10조원 규모의 거래대금이 몰렸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시리즈에는 약 6조3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시리즈에는 약 3조원의 거래가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가 현물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관련 파생상품으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의 투자 매력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급의 질적 저하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 이후 유입된 글로벌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만 편중되면서 소외 업종의 거래대금 감소와 유동성 위축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함께 KODEX·TIGER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대거 포진했다”며 “외국인 수급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면서 두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2개, 상승 종목 75개, 보합 17개, 하락 826개를 기록했다”며 “5월 중 코스피 상승일 평균 상승 종목 수가 402개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반도체 대형주 의존도가 과도하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에서는 일부 개별주 중심의 제한적인 상승만 나타나며 종목 간 차별화가 극단적으로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코스피 8200 돌파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AI 반도체 사이클 수혜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점을 열었다는 의미를 갖는 동시에, ‘반도체 외길’ 구조에 대한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도 남겼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 인하 국면에서 반도체 외 업종으로 자금 순환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가 상승장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금일 종가 기준 여전히 7.77배 수준이며, EPS 상향 조정도 지속되고 있다”며 “대외 변수까지 우호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환율 변동성 완화와 함께 외국인 자금 유입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전히 시장을 우호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일과 같은 반도체 강세 및 호실적 기반 대형주 랠리가 지속된다면 코스닥 부진은 불가피할 수 있다”며 “수급이 대형주에 집중되는 가운데, 이익 모멘텀마저 코스피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코스닥은 순환매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