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가이즈부터 치폴레까지…강남역, 글로벌 외식 브랜드 ‘아시아 실험실’ 됐다
아시아 1호점·국내 첫 매장, 잇따라 강남역 집결 유동인구·SNS 확산력·관광 수요 결합된 ‘검증 상권’ 부상 단순 맛집 넘어 브랜드 경험 소비 공간으로 진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강남역 상권이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의 ‘첫 진출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시작으로 중국 프리미엄 티 브랜드 차지(CHAGEE), 미국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까지 해외 유명 F&B 브랜드들이 잇따라 강남대로에 깃발을 꽂고 있다. 단순 유동인구를 넘어, 소비 트렌드와 글로벌 바이럴 효과를 동시에 검증할 수 있는 상권이라는 점이 강남역의 경쟁력으로 떠오른다는 분석이다.
강남역 일대는 해외 외식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3대 버거 브랜드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2023년 국내 1호점을 강남대로에 열었고, 중국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 차지는 지난 4월 강남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여기에 미국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 역시 아시아 첫 매장을 강남역 인근에 준비 중이다.
특히 치폴레의 경우 의미가 크다. 지난 1993년 미국에서 시작한 치폴레는 현재 미국·캐나다·영국·독일·아랍에미리트 등 7개국에서 4000개 안팎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시아 진출은 이번 한국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브랜드가 첫 아시아 거점으로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역을 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남역은 국내 최대 수준의 유동인구를 기반으로 직장인·학생·관광객 수요가 동시에 형성되는 상권이다. 최근에는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외국인 방문객 증가세까지 겹치며 ‘글로벌 소비 상권’ 성격도 강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강남역은 단순 매출보다 브랜드 화제성을 극대화하기 좋은 공간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차지는 오픈 직후 일부 매장에서 하루 1500잔 이상 주문이 몰리며 앱 주문이 일시 중단됐고, 호프만 베이커리는 오픈 40분 만에 시그니처 메뉴가 품절되기도 했다. 소비 자체보다 ‘오픈런’, ‘인증샷’, ‘후기 콘텐츠’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강남역이 단순 상권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해외 브랜드에 대한 수용 속도가 빠르고, 평가 기준도 까다로운 편이다. 실제로 글로벌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흥행 여부가 향후 아시아 확장의 기준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외식 소비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 스토리와 현장 경험 자체가 소비 콘텐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역 대형 플래그십 매장들이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형 공간 형태로 설계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남역 흥행이 장기 성과로 이어질지는 별개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한때 큰 화제를 모았던 글로벌 브랜드 에그슬럿은 국내 사업을 종료했고, 프리미엄 버거 시장 역시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초기 화제성을 넘어 일상 소비로 안착할 수 있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강남역이 글로벌 브랜드 검증 무대로 바뀌고 있다”며 “SNS 확산력과 소비 반응 속도가 빠른 만큼 글로벌 브랜드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으로 시장성을 시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