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신한 해외법인 모두 흑자인데…우리은행만 630억 손실, 무엇이 달랐나
-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 1분기 968억 순손실…4대 은행 중 유일 적자 전환 - 캄보디아·브라질 적자 전환·확대에 자산손상차손 509억…소송·제재 리스크도 적층 - 우리은행, 인니 TFT·중국 포트폴리오 재편 등 법인별 건전성 회복 착수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우리은행 해외법인이 올 1분기 63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KB·하나·신한과 달리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섰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약 1380억원 충당금 부담에 캄보디아 법인 적자 전환·브라질 법인 적자 폭 확대, 자산손상차손 509억원이 추가되며 신흥국 법인 전반으로 손실이 번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해외법인은 올 1분기 630억3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5개 법인에서 611억83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13.6% 늘었고, 하나은행도 11개 법인에서 385억81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203.8% 급증했다. 신한은행은 순이익이 7.3% 줄었지만 1381억원으로 4대 은행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3사가 나란히 흑자를 키우는 동안 우리은행만 적자로 돌아선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연금대출 보증기관의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잠재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1분기에만 약 1380억원의 충당금을 선제 적립했다. 단독으로 968억5600만원의 순손실을 낸 규모로, 다른 법인의 흑자가 일부 상쇄하면서 전체 해외법인 순손실은 630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캄보디아 우리은행은 지난해 1분기 160억400만원 흑자에서 올해 14억200만원 적자로 돌아섰고, 브라질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적자폭이 4억5500만원에서 14억7100만원으로 세 배 이상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경영환경 변화를 반영해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캄보디아 우리은행에 각각 303억원·155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했고, 브라질 우리은행 투자지분에도 약 51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소송과 규제 제재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신용장(L/C) 거래 관련 해외 상거래 분쟁으로 6577만1839달러, 원화 약 99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는 결과에 따라 실제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우발채무(잠재적 손실 부채)다. 중국우리은행은 대출 심사와 사전조사 미흡으로 현지 금융당국에서 약 1300만위안 이상의 과태료와 몰수 처분을 받았고, 베트남·필리핀·러시아 등 일부 법인에서도 보고서 제출 지연·외환 포지션 위반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5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및 현지화지표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 전체 당기순이익은 16억51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우리은행 해외법인은 예외였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 741억원, 중국우리은행이 527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브라질·유럽·필리핀 법인도 합산 14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에 부실자산 감축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고령자 연금대출을 포함한 주요 대출자산 정밀 실사와 부실 보험사에 가입된 연금대출 자산의 단계적 매각도 추진 중이다. 중국 법인은 경기 변동에 취약한 자산을 축소하고 우량 지상사·현지 기업 여신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우리은행은 미국·베트남을 중심으로 우량자산 확대와 비이자수익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중국·캄보디아 등 주요 법인은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과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자산건전성과 수익 기반을 높인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점포 건전성 및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 부담이 줄어들어야 해외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며 "법인별 건전성 회복 속도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