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시대' 개막...AI·반도체 랠리에 사상 최고치

2026-05-26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돌파했다. 글로벌 기술주 강세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한 8047.51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8131.15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는 코스피가 지난 6일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이후 불과 13거래일 만이다. 당시 종가는 7384.56이었다. 지수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1000포인트 단위 돌파 기간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이날 기준 6581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7000선 돌파 당시(6058조원)보다 약 523조원 증가한 규모다.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도 지난 25일 기준 세계 7위에 올라섰다. 미국과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인도에 이어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상위권에 진입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 상승세는 주요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진다. 올해 1~5월 코스피 상승률은 91%로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29%), 튀르키예(23%), 이탈리아(12%) 등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30만전자’, ‘200만닉스’를 터치하기도 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2.22%), SK하이닉스(5.72%), 현대차(5.19%), 삼성전기(17.31%), LG에너지솔루션(0.25%), HD현대중공업(9.56%), 두산에너빌리티(0.90%) 등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SK스퀘어(-0.34%), 삼성전자우(-1.16%)는 하락했다.

수급별로는 이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천843억원, 6천15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홀로 9천103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증시 강세 배경으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꼽힌다. 메모리 반도체 관련 중장기 공급계약 체결과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 유동성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말 54조2000억원에서 올해 4월 말 124조8000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 20일 기준 125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자금이 부동산과 예금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AI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실적 개선과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효과가 지속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면서도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은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