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다음은 현지화”…K푸드, 태국서 ‘수출 2막’ 연다

농심·삼양·빙그레·대상, ‘타이펙스 아누가 2026’ 총출동 단순 한류 마케팅 넘어 현지 입맛·종교·유통 구조까지 공략 동남아를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아 K푸드 외연 확대 나서

2026-05-2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 ‘타이펙스 아누가 2026’에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K-푸드의 동남아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박람회에는 60여개국 33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약 9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제품 홍보를 넘어, 국내 식품업계가 동남아를 글로벌 사업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클 것이란 관측이다.

삼양식품의

오는 26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농심, 삼양식품, 빙그레, 대상 등이 참가해 대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다. 표면적으로는 신라면·불닭·바나나맛우유·종가김치 등 이미 검증된 히트 상품 중심의 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 전략은 과거와 결이 다르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현지 소비 패턴과 유통 환경에 맞춘 맞춤형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현지화 방식’이다. 과거 K-푸드 기업들이 매운맛이나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에 접근했다면, 최근에는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 경험 자체를 세분화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번 행사에서 불닭 브랜드뿐 아니라 동남아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맵(MEP)’과 ‘탱글(Tangle)’ 브랜드를 함께 전면에 배치했다. 단순히 매운맛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향신료 풍미나 식감 선호도 등 지역별 입맛 데이터를 반영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불닭이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이후, 후속 브랜드를 통해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확장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빙그레 역시 태국 시장에 바나나맛우유 타로맛과 밤맛을 출시하고 메로나 피스타치오맛을 선보인다. 특히 할랄 인증 제품 확대는 단순 인증 취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태국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무슬림 소비 시장까지 연결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도 보인다. 동남아가 단일 시장이 아니라 종교·문화권별로 세분화된 소비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한 움직임이다.

농심과 대상은 현장 체험과 바이어 상담 기능을 강화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식품 박람회가 단순 홍보 행사보다 실질적인 유통 계약과 현지 파트너십 발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실제 농심은 메인 동선에 단독 부스를 배치하고 시식존과 상담 공간을 결합했으며, 대상 역시 브랜드별 통합 부스와 상시 바이어 미팅 공간을 운영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박람회를 K-푸드의 ‘2차 성장 국면’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K푸드가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지도를 높였다면, 이제는 현지 유통망·식문화·종교 인증·체험형 마케팅 등 보다 복합적인 사업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태국은 동남아 물류와 관광 소비가 교차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실제 바나나맛우유처럼 관광객 경험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확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업계는 동남아 시장을 단순 수출처가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실험 무대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앞서서는 K-푸드 자체가 차별화 포인트였다면 지금은 국가별 소비자 취향과 유통 구조에 얼마나 깊게 들어가느냐가 경쟁력”이라며 “동남아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과 전략이 향후 중동·유럽 등 다른 해외 시장 확장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