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로보틱스 1분기 매출 수직상승···"현장 효용성 평가 끝났다"
레인보우, 두산, HD현대 등 주요 로봇 기업 전년비 2배 이상↑ R&D 비용 30% 이상 투입하며 기술 경쟁···수익성은 긴 호흡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로보틱스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산업 현장에서 로보틱스 기술을 체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수요 확대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과 협동로봇, 자율주행물류로봇(AMR) 등 주요 분야 전반에서 매출 성장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국내 로보틱스 산업이 초기 개화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시장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용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대기업 제조라인 중심 자동화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 매출 71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545억원) 대비 약 31.7% 성장했다. 자동차 부품사를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조선·일반 제조업 자동화 확대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산업용 로봇 시장 확대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LG전자가 최대주주로 있는 산업용 로봇 기업 로보스타 역시 올 1분기 매출 약 251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41억5000만원) 대비 크게 늘었다. 직각로봇, 수직다관절 등 산업용 로봇과 반도체 웨이퍼 운송용 로봇, AMR 전 분야에서 매출이 고르게 상승했다. 특히 AMR 비중은 34.8%로 지난해 26% 대비 늘어나며 수요를 입증했다.
산업용 로봇 솔루션 기업 씨메스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 매출 약 57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약 8억7000만원 대비 약 562% 급증했다.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이다. 회사는 미국 법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물류·제조 자동화 로봇 솔루션 대형 수주가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협동로봇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 공급망 진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 매출 약 90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약 41억8000만원) 대비 약 116% 성장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특히 삼성전자향 매출이 약 2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26.6%를 차지하면서 대기업 협업 확대 흐름이 실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152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52억8000만원 대비 약 189.7% 증가했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자동화 기업 원엑시아(ONExia) 실적이 연결로 반영된 데다 유럽 공급망 확대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자율주행물류로봇(AMR) 분야도 성장 흐름이 뚜렷하다. 유진로봇은 올해 1분기 매출 약 5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0억원 대비 약 400% 성장했다. 기존 로봇청소기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용 자동화 장비 중심 B2B 사업 확대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물류·공장 자동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AMR 기업들의 사업 확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엑스알로보틱스도 성장 흐름에 올라탔다.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2.8% 증가했다. 이 가운데 로봇자동화 부문 매출은 약 66억50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60.4%를 차지하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제조 및 물류 현장 자동화 수요가 동시에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로보틱스 산업 특성상 아직은 수익성 확보 단계보다는 시장 선점과 기술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양상이다.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자율주행 물류, 제조 자동화 등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직 적자 구조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기업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로보틱스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매출 대비 20~30% 수준의 연구개발(R&D) 비용을 공격적으로 투입하며 미래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를 로보틱스 산업의 ‘투자 확대 구간’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수익성 개선 시점은 대규모 양산 및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2028년 전후로 보고 있다.
오지용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로봇시스템연구실 실장은 "현장에서는 코로나 이후 로봇에 대한 관심이 형성됐지만, 초기엔 '로봇이 정말 도움이 될까', '비용만 투입하고 애물단지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실제 도입사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현재는 로봇의 효용성에 대한 평가는 거의 끝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시장이 유의미하게 형성돼 있는 건 AMR인데, AMR은 물건 적재를 못하는 게 한계"라며 "이후엔 모바일 협동로봇의 형태로 AMR에 다관절 플랫폼을 합쳐서 이동과 작업이 동시에 가능한 모바일 매니플레이터가 새로운 수요 창출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