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잠정합의안' 후폭풍에 내부 갈등 격화

DX 직원들 위주 투표권 확보 움직임 확산 시스템LSI·파운드리 "적자 사업부 배제" 반발

2026-05-21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도출된 이후 노조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잠정합의안에 불만을 가진 DX(가전·모바일 등 완제품) 부문 인력들의 움직임과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의 반발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노조 내부 균열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제3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기존 약 2000명 수준에서 1만1000명 안팎까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안팎에서는 이날 오후 2시 이전까지 CMS 등록이 완료된 동행노조원에게도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권이 부여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합의안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의 가입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움직임은 잠정합의안에 불만을 가진 DX 부문 내부 여론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DX 인력들은 메모리사업부 중심의 성과급 배분 구조가 형성되면서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보고 있다.

한 DX 부문 조합원은 “메모리는 만족하겠지만 메모리를 제외한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회사 뜻대로 메모리 중심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반발했다.

지난달

노조 내부에서는 메모리사업부와 이른바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간 갈등도 동시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스템LSI·파운드리 구성원 일부는 이번 잠정합의안이 사실상 적자 사업부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기존 협상 과정에서 거론됐던 배분 구조보다 적자 사업부 몫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불만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기존 논의 과정에서 거론됐던 ‘부문 공통 7 : 사업부 3’ 구조가 아닌 ‘4 : 6’ 수준으로 후퇴했고, 적자 사업부 지급 비율까지 추가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LSI·파운드리가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한 조합원은 “퍼센트도 바닥(15→10.5%), 분배 비율도 엉망(7→4)”이라며 “결국 메모리만 챙기고 LSI와 파운드리는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5월 17일 회사 제시안보다 지금 잠정합의안이 오히려 적자 사업부에 더 불리하다”며 “노조가 결국 과반노조 유지용으로 적자 사업부를 이용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그동안 강조했던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도 결국 관철하지 못했다”며 “결국 메모리 중심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다른 조합원들은 정부와 여론 압박, 긴급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집행부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회사가 끝까지 적자 사업부 추가 보상에 부정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찬반투표 결과가 향후 노조 내부 세력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DS부문에 속하는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와 DX부문의 사업부별 이해관계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돌입 직전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 교섭을 통해 성과급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예정됐던 총파업은 즉시 유보됐다. 22일부터 조합원 찬반투표가 진행되며 결과는 오는 27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