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척만 나갔다”… 호르무즈 남은 국적선 25척, 출구 없는 대기
HMM 유조선 첫 통과에도 추가 허가 불확실 해운업계 “정부 협상 외엔 방법 없어”… 장기 대기 우려
[녹색경제신문 = 한승진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던 HMM 유조선 1척이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왔지만, 국내 해운업계의 긴장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아직 해협 안에는 HMM·팬오션·SK해운·장금상선 등의 국적선 25척이 남아 있는 데다 추가 통항 여부도 불투명해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과가 전체 선박 이동 재개의 신호탄이라기보다 예외적 조치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이 운영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해당 선박에는 약 200만 배럴 규모의 쿠웨이트산 원유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동안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선박의 안전 운항과 통항 재개를 지속 요청해왔으며, 이번 통과 역시 관련 협의 결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아 있는 국적선들의 이동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특히 이번 사례가 HMM ‘나무호’ 피격 이후 이뤄진 상징적·예외적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면서 다른 선박들까지 곧바로 통항이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개별 선사 차원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안보 이슈가 얽혀 있는 만큼 선사들이 독자적으로 이란 당국과 협상을 진행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부 협상 결과를 기다리는 것 외에 현실적인 대응 수단이 많지 않다”며 “추가 통항 허가 여부와 중동 정세 변화를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업계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박 대기 장기화와 함께 전쟁보험료, 우회 운항 비용, 해상 운임 등이 동시에 오르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지수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해운사들의 비용 부담 역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