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영양표시 의무화 예고… 치킨업계, ‘메뉴 경쟁’ 넘어 ‘운영 경쟁’ 시대
식약처, 치킨 ‘어린이 기호식품’ 포함 추진… 영양성분 표기 의무화 가능성 중량표시 이어 영양관리 부담까지… 신메뉴 경쟁 치열한 치킨업계 긴장 교촌은 평균 매출 7.8억원·폐점률 0%대… 브랜드별 체력 차이 더 벌어질 수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또 한 번 규제 변화의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가 치킨을 ‘어린이 기호식품’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배달앱과 매장 내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중량 표기 의무화가 시행된 데 이어 영양정보 관리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업계 경쟁이 단순 메뉴 경쟁을 넘어 ‘운영 효율 경쟁’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치킨 업종 가맹점 평균 매출은 3억2800만원, 폐점률은 12.0%로 집계됐다. 외식업 전체 평균 폐점률(15.8%)보다는 낮지만, 시장 포화와 배달 수수료 부담,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며 업계 체감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치킨을 어린이 기호식품 범위에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열량, 당류, 단백질, 포화지방, 나트륨 등 영양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업계는 단순한 표시 의무 이상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킨은 닭 크기와 부위, 튀김옷, 조리 방식, 소스 사용량 등에 따라 영양 수치 편차가 커 표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업계가 콤보·윙·스틱·시즈닝·구이류 등 세분화된 메뉴 전략으로 소비자 취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메뉴 하나하나에 대한 영양 분석과 데이터 관리 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몇 년간 신메뉴 출시 주기를 대폭 단축해왔다. 소비자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진 데다 배달앱 내 노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끊임없는 메뉴 차별화가 사실상 생존 전략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양성분 관리가 강화되면 신제품 출시 과정마다 추가 검증 절차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규제가 브랜드 간 ‘체력 차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스템 표준화와 물류·품질 관리 역량을 갖춘 대형 브랜드는 규제 대응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중소 브랜드나 신생 프랜차이즈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한편 일부 대형 브랜드는 이미 안정적인 가맹 운영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교촌치킨의 경우 지난해 가맹점 평균 매출이 7억8000만원으로 공정위 기준 치킨 업종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고, 올해 1분기 폐점률은 0.0%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치가 단순 브랜드 인지도를 넘어 운영 관리 역량과 수익 구조 안정성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배달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역시 가격뿐 아니라 칼로리와 나트륨 등 영양 정보를 함께 비교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향후 치킨업계 경쟁은 ‘누가 더 자극적인 메뉴를 내놓느냐’보다 ‘누가 더 체계적으로 관리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느냐’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앞으로는 맛과 마케팅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영양정보 관리와 품질 표준화, 가맹점 운영 안정성까지 포함한 종합 경쟁력이 브랜드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