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민간중금리대출 건수 은행권 꼴찌...중·저신용자 금리는 '최고'

제일銀, 1분기 민간중금리대출 신규 취급 217건...17개 은행 중 최하위 신규 취급액도 78억원 그쳐…17개 은행 중 15위 주요 중·저신용 구간 평균금리는 은행권 최고 수준 401점 이하 저신용 차주 대상 신규 취급 실적도 없어 업계 "민간중금리대출 저조한 은행, 포용금융 역할 비판받을 수 있어"

2026-05-20     이준성 기자
[사진=SC제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SC제일은행이 대표적 서민금융 제도인 민간중금리대출을 은행권 내에서 가장 소극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취급 건수가 은행권 최하위에 머무르고 취급액도 하위권에 그친 반면 주요 중·저신용 구간 평균금리는 가장 높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일은행의 행보가 정부와 은행권 전반의 포용금융 확대 흐름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이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을 확인한 결과 올 1분기 제일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신규 취급 건수는 21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17개 은행 중 가장 적은 수치다. 

민간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 확대와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2016년 도입된 상품이다.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일정 금리 이하로 제공되는 비보증부 신용대출로,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의 금리 차이를 좁혀 중·저신용자의 은행권 접근성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제일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신규 취급 건수가 은행권에서 유독 적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17개 은행 가운데 이 수치가 500건을 밑돈 곳은 제일은행을 포함해 iM뱅크(242건)와 전북은행(462건) 등 단 세 곳에 불과했다. 

아울러 제일은행은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 1분기 제일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신규 취급액은 78억원으로 17개 은행 중 15위에 그쳤다. 달리 말하면 제일은행은 민간중금리대출 실행에 가장 소극적이었을 뿐 아니라 대출을 통해 공급한 자금 규모 역시 다른 은행들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는 얘기다.

제일은행과 다른 은행들의 민간중금리대출 실적 격차는 은행권 평균과 비교하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 1분기 17개 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평균 취급액은 약 889억원, 평균 취급 건수는 약 5630건에 달했다. 제일은행의 취급액과 취급 건수는 업계 평균치의 각각 8.8%, 3.9% 수준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와 함께 제일은행은 중·저신용자에게 적용한 민간중금리대출 금리도 은행권 최고 수준이었다. 제일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평균금리는 신용평점 601~700점 구간에서 6.91%, 501~600점 구간에서 7.41%로, 각각 해당 구간에서 대출 취급 실적이 있는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여기에 제일은행은 민간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신용점수 구간도 상대적으로 좁았다. 제일은행은 농협·신한·우리·부산·제주·전북·경남은행 등과 달리 개인신용평점이 401점 이하인 차주를 대상으로는 민간중금리대출 신규 취급 실적이 없었다. 중·저신용자의 은행권 접근성을 넓힌다는 게 상품의 취지이지만 정작 신용점수가 낮은 구간에는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제일은행의 이 같은 민간중금리대출 실적이 정부와 은행권 전반이 강화 중인 포용금융 확대 기조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올해 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31조9000억원으로 제시하고, 중신용자에게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민금융, 포용금융을 신속하게 그리고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히며 금융권의 공적 책임을 강조했다.

은행권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연간 1조5300억원 규모의 민간중금리대출 공급 계획을 발표했고, 신한은행은 향후 1년간 2조원 규모의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그룹도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환대출과 포용금융 통합 플랫폼 출시를 예고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중금리대출을 통해 얼마나 많은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이 공급됐는지, 중·저신용자의 금리 부담이 얼마나 낮아졌는지가 결국 가장 중요하다"며 "일부 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실적이 상위권 은행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중·저신용자가 금융권에서 배제되는 구조와 현행 신용평가체계의 한계를 문제 삼은 이후 은행권의 포용금융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간중금리대출 실적이 빈약한 은행들은 포용금융 강화 흐름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제일은행에 민간중금리대출 실적이 저조했던 이유와 포용금융 관련 상품 운영 현황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