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3일새 잇단 대국민 사과, 주목받는 이유 '공통점과 정반대 반응'

- 정용진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역사 인식과 감수성 부족" - 이재용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 - 두 총수 외사촌 사이에 학창생활 동기동창 등 공통점 많아 관심 - 이재용 회장에 대한 응원이 많은 반면 정용진 회장은 비판 일색

2026-05-20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범삼성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각각 노조 이슈와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프로모션에 대해 잇달아 대국민 사과를 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두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이재용 회장에게는 응원이 쏟아지는 반면 정용진 회장에게는 비판이 빗발쳤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6일, 정용진 회장은 19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주요 그룹 총수가 3일 간격으로 대국민 사과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두 회장이 주목받는 것은 여러가지 닮은 점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두 사람은 외사촌 사이다. 두 총수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다. 이재용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의 아들이고, 정용진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아들이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여동생이다. 

더욱이 두 총수는 1968년생 동갑이다. 둘은 경기초등학교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또 이재용 회장이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정용진 회장이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입학한 것도 유사하다. 다만 정용진 회장은 대학 1년 만에 중퇴했다. 

대국민 사과에 대한 대중 반응은 어떨까?

정용진 회장은 19일 사과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신세계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용진 회장은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며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 전체의 역사 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의사결정 시스템을 재검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 한번 이번 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5·18 영령과 유가족, 광주 시민, 박종철 열사 유가족, 그리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코리아(법인명 SCK컴퍼니)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5월 18일 텀블러를 프로모션하는 과정에서 '탱크 데이'와 '책상에 탁' 등 불행한 역사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들불처럼 번졌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정용진 회장은 즉각 스타벅스코리아 손정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또 부사장급 임원이 사과를 하기 위해 광주를 직접 찾았고 스타벅스는 전 매장에 사과문을 부착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스타벅스 본사도 사과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 

'경제야 놀자' 유튜브에 실시 중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탱크데이'에 '책상 탁!'까지...스타벅스는 정말 몰랐을까요?]라는 질문에 '몰랐다는 것 자체가 더 심각' 87%, '의도까지 단정하는 건 무리' 13%를 차지했다. 

네티즌들은 "어느 누가 회사 짤릴 각오로 저걸 했을까",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기획", "위에서 결제 안나면 어떻게 진행되겠나", "준비한 기간이 있을텐데 몰랐다는 게 더 놀랍다" 등 정용진 회장과 스타벅스를 비판하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이재용 회장은 16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었다.

'경제야 놀자' 유튜브에서 진행한 '삼성 노조 파업 압박에 이재용 등판 여러분의 생각은?'이라는 제목의 설문조사 결과 3일 동안 31만명이 투표에 참여해 '기업 발목 잡기다' 응답에 무려 94%가 투표했다. 반면 '직원 권리 요구다' 답변은 6%에 불과했다. 

댓글 반응은 "미국처럼 기업에 도움 안되는 직원은 해고할수 있어야 됨",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파업은 이미 효력상실. 힘이 없다", "그냥 다 잘라도 그 자리 들어갈 젊고 능력있는 사람들 넘침",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는데", "하루 속히 AI로봇으로 대체해야", "결국  자기들의 피와 살을 스스로 먹겠다는 욕망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다", "주주들, 노조에 손해배상 청구합시다", "이재용 회장은 사과할 필요 없다. 사과는 노조가해야지 왜 이 회장이 하나" 등 반응을 보였다.

이재용 회장을 응원하고 노조 측을 비판하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삼성이 갖고 있었던 부정적 인식 대신 국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긴급조정권 가능성을 시사하며 노조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탰다.

이재용 회장과 정용진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앞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 활동의 중요성과 함께 '회장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에도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사법 리스크'를 거치면서 이재용 회장에 대한 PI( President Identity 최고경영자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평가다. 반면 정용진 회장은 SNS 활동이 활발하지만 '멸공' 논란 등 오히려 '총수 리스크'를 키웠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 PI 전문가는 "이재용 회장과 정용진 회장은 대중 친화 이미지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성공한 케이스"라면서도 "이재용 회장이 PI 전략과 실행 전반적으로 전문가의 조언에 따른 듯한 모습이지만, 정용진 회장은 SNS 활동 등에 열심히 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논란을 만드는 실수가 잦은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