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사과에도 번지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후폭풍…브랜드 리스크 관리 도마 위
하루 만에 대표 해임·대국민 사과…신세계그룹, 이례적 초강수 대응 글로벌 스타벅스까지 공식 사과…라이선스 구조 영향 가능성 주목 단순 마케팅 실수 넘어 “내부 검수·브랜드 감수성 부재” 비판 확산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이 단순 해프닝을 넘어 신세계그룹 전반의 브랜드 리스크 관리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전격 경질했지만, 온라인에서는 불매와 탈퇴 움직임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마케팅 실패가 아니라 “대기업의 내부 통제와 사회적 감수성 부재가 드러난 사건”으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8일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의 논란이 커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다음날 오전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었다”며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인 SCK컴퍼니의 손정현 대표와 기획 담당 임원도 논란 당일 곧바로 해임됐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대응을 두고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르고 강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대기업의 논란 대응이 사실관계 확인과 내부 검토를 거치며 수일 이상 소요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대표 교체와 그룹 총수의 직접 사과가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스타벅스와의 라이선스 계약 구조가 신속 대응 배경 중 하나였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스타벅스코리아 경영권 인수 당시 미국 스타벅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브랜드 가치 훼손이나 계약상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글로벌 본사가 강하게 개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도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에 나섰다. 글로벌 대변인은 “광주 시민과 영향을 받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경영진 책임 조치와 함께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마케팅 논란에 대해 글로벌 본사가 직접 입장을 낸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문구 실수’ 이상의 문제를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자극적 표현이나 화제성 중심 마케팅이 온라인 바이럴 효과를 높이는 전략으로 통했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역사적 감수성 자체가 브랜드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일수록 논란의 파급력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스타벅스는 단순 커피 프랜차이즈를 넘어 ‘문화 소비 브랜드’ 성격이 강한 만큼, 소비자들은 제품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도 함께 평가한다는 것이다.
논란이 광주 지역 민심으로 번지는 점도 신세계그룹에는 부담이다. 현재 신세계프라퍼티는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과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며, 광주신세계 역시 터미널 복합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지역 소비력은 원하면서 역사적 상징성과 정서는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제는 논란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불매 움직임과 보이콧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기업들의 마케팅 검수 체계가 전면 재정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법률 리스크와 표현 수위 중심으로 검토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사회문화적 맥락과 역사적 민감성까지 고려하는 다층적 검수 체계가 중요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광고 문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어떤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갖고 있는지까지 소비자들이 평가하는 시대”라며 “브랜드 규모가 커질수록 내부 콘텐츠 검수 시스템도 훨씬 정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