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제한 없이 이용 가능”…이커머스업계, ‘24시간 퀵커머스’ 경쟁 점화

다이소·편의점·배달앱까지 협업↑…배송 경쟁서 ‘생활 점유율’ 경쟁으로 새벽 3시 공백 사라져…심야 소비가 새 성장 축으로 부상 오프라인 매장, 물류거점으로 변신…수익성보다 고객 락인 확보 우선

2026-05-20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유통업계의 퀵커머스 경쟁이 ‘더 빠른 배송’을 넘어 ‘시간 제한 없는 생활 플랫폼’ 경쟁으로 확장하고 있다. 다이소가 서울 전역 당일배송에 나선 데 이어 쿠팡이츠와 편의점 업계는 24시간 배달 체제를 본격화하면서, 소비자의 일상 전 시간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퀵커머스가 단순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향후 이커머스 주도권을 가를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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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식료품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1억9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43억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야식이나 간식 주문 중심으로 여겨졌던 퀵커머스가 이제는 생필품·뷰티·건강기능식품·패션까지 소비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간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이츠는 전국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24시간 배달 체제를 도입하며 기존 약점으로 꼽히던 새벽 시간대 공백 해소에 나섰다. 특히 배달 플랫폼의 자체 라이더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새벽 3시~6시 구간까지 배송을 확대하면서 심야 수요 선점 경쟁에 불을 붙였다.

편의점 업계도 즉각 호응했다. CU는 쿠팡이츠 연계를 통해 전국 7500여 개 점포에서 심야 주문을 허용했고, GS25 역시 주요 지역 1000여 개 점포에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제 심야 수요 증가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GS25의 밤 10시~새벽 3시 배달 매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반년 만에 42.7% 증가했고, 전체 배달 매출에서 심야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17.4%에서 21.7%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야간 배달 확대’로 보지 않는다. 소비자가 필요를 느끼는 순간 즉시 연결되는 경험 자체가 플랫폼 충성도를 결정짓는 요소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가격과 상품 구성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언제든 받을 수 있는가”가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다이소는 최근 ‘오늘배송’ 서비스 권역을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로 확대했다. 업계는 전국 1600여 개 다이소 매장이 사실상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별도 물류센터를 새로 구축하지 않아도 촘촘한 점포망 자체가 배송 인프라가 되는 구조다.

이는 퀵커머스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물류 인프라의 무게 중심도 ‘규모’에서 ‘도심 접근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편의점, SSM, 생활용품점 등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한 기업들이 빠르게 배송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매장이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배송 거점으로 재해석되면서, 오프라인 유통망의 가치 역시 다시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퀵커머스는 건당 배송비 부담이 큰 데다 평균 주문 금액은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료배달 경쟁까지 겹치면서 플랫폼과 가맹점 모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일부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는 “매출은 늘지만 남는 수익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업계가 퀵커머스 확대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가장 자주 접속하는 플랫폼이 되면 식품은 물론 뷰티, 생활용품, 패션 등으로 소비 영역을 계속 확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결국 퀵커머스는 배송 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일상 소비의 관문’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퀵커머스 경쟁은 단순히 배송 속도를 겨루는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며 “향후에는 AI 기반 추천과 개인화 기능까지 결합되면서 누가 소비자의 하루를 더 오래 점유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