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베트남 반도체 생산법인 'SVS' 설립…후공정 라인 이설 가시화
분기보고서에 베트남 반도체 생산법인 첫 등재 아시아 소재 지주사 SSAH도 같은 분기 신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가 충남 천안·온양 사업장의 범용 D램 후공정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설하는 로드맵의 첫 가시적 결과물로, 베트남 현지에 반도체 생산법인을 실제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이 메모리 후공정 신규 거점으로 자리잡는 작업이 계획 단계에서 법인 설립 단계로 한 걸음 진전된 셈이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분기보고서(2026년 1분기)에 따르면, 당분기 중 신규로 연결대상에 편입된 종속기업은 'Samsung Vietnam Semiconductor(이하 SVS)', 'Samsung Semiconductor Asia Holdings Pte. Ltd.(이하 SSAH)', 'SVIC 78호 신기술투자조합' 등 총 세 곳이다. 모두 1분기 중 설립됐고, 삼성전자가 SVS와 SSAH의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하고 있다.
SVS는 종속기업 명단에서 베트남 소재 '반도체 생산' 법인으로 분류됐다. 기존 베트남에는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법인 SDV, 스마트폰 생산법인 SEV·SEVT, TV 등 생산법인 SEHC 등 4개 법인이 운영되고 있었으나 반도체 생산법인은 부재했다. 같은 분기보고서 사업의 개요 항목에서도 베트남 소재 법인 가운데 반도체 생산법인은 따로 언급되지 않아, SVS가 베트남 내 삼성전자의 첫 반도체 생산 종속기업이 되는 셈이다.
본지가 지난 4월 22일 반도체 업계를 취재,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충남 천안·온양 사업장에서 가동 중인 범용 D램 패키징 및 후공정 테스트 라인 전체를 베트남으로 순차 이설하는 로드맵을 가동했다. 일부 라인을 선행 이전한 뒤 시험 생산과 수율 검증을 거쳐 본 물량을 단계적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 10월 베트남 현지 초도 양산을 기점으로 2030년까지 설비 이전 전체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분기보고서상의 SVS 신설은 해당 로드맵에 따른 베트남 현지 법인 실체 확보 단계로 풀이된다.
함께 신설된 SSAH는 '해외 자회사 관리' 목적의 지주회사로, 종속기업 명단상 '아시아(중국 제외)' 권역으로 분류됐다. 회사명 표기상 싱가포르 법인일 가능성이 있으나 분기보고서상 정확한 소재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SVS가 지분율 100% 자회사로 분류된 점, SSAH가 같은 분기에 함께 신설된 점을 고려하면 SVS를 비롯한 아시아 반도체 법인 관리·자금조달 체계를 SSAH 산하로 재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 이전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후공정 체계는 국내 첨단 제품 중심과 베트남 범용 제품 중심으로 이원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업장에서 범용 D램 라인이 빠지는 공간에는 선단 제품 관련 패키징 라인이 들어설 예정으로, 천안·온양 사업장의 증산 공간 확보와 베트남 거점 구축이 한 묶음으로 진행되는 구조다.
다만 SVS의 정확한 소재지, 자본금, 투자 규모 등 세부 사항은 분기보고서에 명시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반도체 후공정 거점 투자 규모가 약 4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 바 있으나, 이 수치가 SVS 단일 법인에 대한 투자 총액인지, 별도 부지·인프라 투자까지 포함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법인 관련 사항은 아직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