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분기 순익 177% 폭증... 삼성·하이닉스 ‘반도체 쏠림’은 심화

2026-05-19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 수출 호조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특정 기업과 섹터에 대한 의존도가 극심해지는 ‘실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39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927조5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9%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156조31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83% 급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141조4436억원을 기록해 177.82%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영업이익률 역시 16.85%로 전년 동기 대비 9.55%p 상승하며, 상장사들의 전반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뚜렷하게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총 186조4500억원으로, 전체 시장 매출의 20.10%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을 제외한 상장사들의 실적 흐름은 크게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업들의 연결 기준 순이익 증가율은 55.79%에 그쳤으며, 개별(별도) 기준으로는 증가율이 0.10%까지 떨어졌다.

전체 시장이 177%를 웃도는 순이익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반도체 ‘투톱’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실질적인 이익 성장세는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의 독주가 눈에 띈다. 전기·전자 업종은 매출액이 81.38% 증가하는 사이 순이익은 457.07%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의료·정밀기기 역시 순이익이 159.02% 늘어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건설업과 화학 등 전통적인 내수 및 중화학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건설업의 경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14% 감소하며 업황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종이·목재와 운송·창고 등도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지속하며 업종 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금융업 부문에서도 증권업의 약진이 지형도를 바꿨다. 연결 기준 금융업(42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51%와 28.82% 증가했다.

특히 증권업은 영업이익이 141.19% 순이익이 139.33% 폭증하며 금융업 전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이는 1분기 증시 활황에 따른 위탁수수료 증가와 자기자본투자(PI) 수익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은행 부문은 영업이익과 순익이 각각 8.95%·7.28% 줄어들며 이자이익 정체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재무 상태 측면에서는 기업들의 건전성이 소폭 개선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108.74%로 지난해 말 대비 1.64%p 감소했다. 분석 대상 기업 중 78.87%에 달하는 504사가 흑자를 기록했으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기업도 66사에 달해 전반적인 기업 경영 환경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익 체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며 "반도체 착시 현상을 제거한 나머지 산업군의 기초 체력 회복이 상반기 전체 실적의 진정한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