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기본권 제한' 언급…삼성전자 총파업 시 '긴급조정권' 발동 시사
김민석 총리 담화 하루 만에 SNS 메시지 "공공복리 위해 기본권 제한 가능" 강조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본권은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돌입 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민경제 피해 가능성을 언급하며 긴급조정권 검토 방침을 시사한 직후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사실상 총파업 자제 압박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18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적었다.
표면적으로는 노동권과 경영권의 균형을 강조한 메시지였지만, 재계와 노동계는 모두 ‘기본권 제한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추가 사후조정에 돌입하면서 더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총파업을 사흘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단순 원론적 언급 이상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그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가 쟁의행위를 중지시키고 강제 중재 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발동 시 노조의 파업은 즉시 중단되며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결과가 사실상 강제력을 갖게 된다. 과거 철도·병원·항공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관심은 전날 김민석 총리 발언과의 연결성이다. 김 총리는 17일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를 사실상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연장선에서 풀이된다. 노동권 역시 헌법상 기본권이지만 절대적 권리는 아니며, 국민경제와 공공복리를 해치는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환기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국가 핵심 산업이라는 점에서 장기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 개입 명분을 사전에 축적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대통령은 동시에 노동의 정당한 권리도 함께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노조 요구 자체를 원천 부정하지는 않았다. 동시에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이윤에 몫을 가진다”고 언급해 성과급 분배 요구 역시 시장경제 원칙 안에서 접근돼야 한다는 시각을 함께 드러냈다.
이번 메시지가 노사 양측 모두를 겨냥한 ‘절제 요구’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조에는 총파업 강행 자제를, 사측에는 일방 대응보다 협상 책임을 주문하는 동시에, 필요 시 정부가 공권력 개입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글 말미에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적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단순한 임금·성과급 분쟁이 아니라 국민경제와 산업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번 조정마저 결렬될 경우 노조는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연이어 ‘공공복리’와 ‘국민경제 피해’를 언급하면서, 정부가 실제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이전보다 한층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