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저원가성 예금 증가 '미미'·고금리 수신 경쟁 계속...수익성 부담 커지나
원화예수금 4.7% 늘었지만 저원가성 예금은 0.8% 증가 그쳐 전체 예수금 증가분 중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9% 수준 저원가성 예금 비중 34.0%→32.7%로 하락 고금리 예·적금 경쟁 지속...금리 상위권에 지방은행 상품 대거 포진 이자비용 커지면 예대마진 개선 효과 제한적...NIM 하락 가능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 1분기 말 주요 지방은행의 원화예수금이 전년 대비 5%가량 늘어난 반면 저원가성 예금 증가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수금 규모는 외형상 확대됐지만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는 자금 기반은 충분히 두꺼워지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이들 은행의 예·적금 금리 경쟁까지 이어지면서 수신 확대에도 수익성 부담은 되레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1분기 말 기준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의 원화예수금 잔액은 총 148조56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1조9412억원) 대비 4.7%(6조6257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48조2383억원에서 48조6284억원으로 0.8%(390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단순 계산하면 전체 원화예수금 증가분 가운데 저원가성 예금 증가분이 차지한 비중은 약 5.9% 수준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저원가성 예금은 연 금리가 0%대인 낮은 금리의 예금을 뜻한다. 저원가성 예금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은행은 예수금 규모를 키우더라도 평균 조달비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예수금 증가에 비해 저원가성 예금 증가가 미미할 경우에는 수신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감소가 두드러졌다. 부산은행의 원화예수금은 61조3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지만 저원가성 예금은 19조489억원으로 5.3% 감소했다. 전북은행도 원화예수금(19조7030억원)은 4.3% 증가했으나 저원가성 예금(6조9075억원)은 0.7% 줄었다.
광주은행도 원화예수금이 26조966억원으로 10.1% 증가했지만 저원가성 예금은 9조9926억원으로 4.2%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다만 경남은행은 원화예수금(41조4607억원)이 5.3% 늘었고 저원가성 예금(12조6794억원)도 9.4% 증가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아울러 이들 은행은 원화예수금 대비 저원가성 예금 비중도 대체로 낮아졌다. 저원가성 예금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늘어난 결과다. 4개 은행 합산 기준 원화예수금 대비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4.0%에서 올 1분기 32.7%로 1.3%포인트(p) 하락했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33.5%에서 31.1%로 2.4%p 낮아졌고, 전북은행은 36.8%에서 35.1%로 1.8%p 하락했다. 광주은행도 40.4%에서 38.3%로 2.1%p 낮아졌다. 이들 은행 중에서는 경남은행(30.6%·1.1%p↑)이 유일하게 예수금 내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상승했다.
문제는 이처럼 저원가성 예금 기반이 충분히 확대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 은행의 고금리 수신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를 높여 끌어온 자금은 추후 이자비용 부담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자비용이 커지면 이자수익이 늘어도 예대마진 개선 효과가 제한돼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 지방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 기반 약화와 고금리 수신 경쟁을 두고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 이유다.
실제로 지방은행 예·적금 상품은 금리 상위권에 대거 포진해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적금 최고금리(우대금리 포함) 상위 10개 상품 중 7개가 지방은행 상품이었다. 정기예금 역시 최고금리 상위 10개 상품 가운데 지방은행 상품이 6개에 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고금리 경쟁에 집중하는 이유는 인터넷은행·저축은행과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를 막고 수신 기반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원화예수금이 늘었다고 해도 저원가성 예금 증가세가 이에 미치지 못하면 수신의 질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고금리 예·적금은 단기적으로는 수신 방어에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조달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단순 금리 경쟁을 넘어 저원가성 예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