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외국인통합계좌 속도전…리테일·전산 경쟁력 부각

-삼성·신한·NH·유안타 등 외국인통합계좌 확대…증권사 도입 경쟁 본격화 -외국인 국내 증시 접근성 개선…MSCI 선진국지수 편입 논의와 맞물려 주목 -"수수료보다 글로벌 고객 확보"…중장기 수익 다각화 전략 부각 -리테일망·전산·영업조직 경쟁력 중요…일부 중소형사는 시스템 구축 부담 변수

2026-05-13     정수진 기자
여의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증권사들이 외국인통합계좌(Omnibus Account) 서비스 도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 수익 확대보다는 해외 고객 기반 확보와 글로벌 브로커리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리테일망과 전산 인프라, 영업 조직 등 증권사별 기본 체력 차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국인통합계좌 확대 나선 증권사들…"글로벌 고객 확보" 경쟁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등록과 계좌 개설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반면 외국인통합계좌는 해외 브로커 단위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논의와 함께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두고 있다.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해 8월 홍콩 증권사 엠퍼러증권과 손잡고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BKR)와 협업해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위불(Webull)과 손잡고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 출시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2월 본계약까지 마무리했으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KB증권은 6월 말 출시를 목표로 외국인통합계좌 관련 내부 시스템과 절차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해외 고액자산가(HNW) 리테일 고객을 보유한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말 또는 하반기 초 도입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NH투자증권도 현재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중소형사 가운데서는 유안타증권도 빠른 시행을 목표로 사업을 검토 중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빠른 시행을 목표로 여러 지역을 검토하며 준비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협력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수료보다 글로벌 고객"…리테일·전산 경쟁력 변수로

업계에서는 외국인통합계좌가 단기간 실적을 끌어올릴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수수료 자체만으로는 큰 수익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해외 투자자 접점을 넓히고 글로벌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중장기 전략 가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외국인통합계좌 사업은 단순 서비스 출시를 넘어 리테일망과 전산·시스템 구축, 영업 조직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증권사별 기본 체력 차이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리테일 기반이나 시스템 구축 여력이 부족하면 사업 준비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통합계좌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 시스템 구축보다는 고객 영입 역량과 제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영업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제약이 많았지만, 이번 외국인통합계좌 활성화 과정에서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향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시장 환경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