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공정 단계별 친환경 솔루션 구체화"

탄소관리위원회 5년 차, 차기 보고서서 감축 성과 정량화 시험대 HBM·eSSD·LPDDR '지속가능 제품' 효율 목표, AI 시대 환경경영 분수령

2026-05-19     정창현 기자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곽노정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3년간의 '탄소관리위원회' 운영을 통해 네온가스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고 대체가스 적용, 스크러버 및 펌프 효율 개선 등 공정 단계별 친환경 설루션을 구체화하며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직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인사말에서 직접 짚은 환경경영 진단이다. 슬로건이 아닌 공정 가스, 스크러버, 펌프 등 반도체 제조 현장의 설비 단위까지 거론하며 감축 경로를 설명한 점이 특징이다. 2022년 출범한 탄소관리위원회가 올해 운영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곧 발간될 202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이 흐름을 어떤 정량 지표로 이어가는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곽 사장은 환경경영을 강조하는 배경으로 AI 시대의 압력을 짚는다. 곽 사장은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여는 동시에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 있는 기술 활용에 대한 더 높은 기대와 요구를 동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고성능, 고효율 제품 개발과 함께 중장기 탄소 감축 계획을 수립·이행하며 넷 제로(Net Zero)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AI용 메모리 수요가 커질수록 전력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압력이 동시에 커지는 만큼, 제품 효율과 공정 감축을 한꺼번에 끌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환경(E) 측면에서 SK하이닉스는 2050년 넷 제로 및 RE100 달성을 장기 목표로 두고, 2030년까지 Scope 1·2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중기 목표를 운영하고 있다. ESG경영위원회 산하 탄소관리위원회는 식각·박막 증착 공정의 과불화탄소(PFCs) 사용 저감, 삼불화질소(NF3) 대체가스 전환, 베이(Bay)형 스크러버 개발, 노광 공정 네온가스 재활용 등을 Scope 1 핵심 과제로 추진해 왔다.

곽 사장은 이 같은 활동을 두고 "혁신적인 기술과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SK하이닉스 르네상스'의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환경 대응을 비용이 아니라 회사 정체성의 한 축으로 끌어 올린 발언이다.

곽 사장의 환경경영이 공정 단계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SK하이닉스는 'Memory ForEST' 로드맵 아래 HBM과 eSSD를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으며, 2024년에는 여기에 LPDDR을 추가했다. 2026년까지 HBM 에너지 효율 2배 증가, 2030년까지 eSSD 1.8배·LPDDR 1.6배 효율 증가가 명문화된 목표다.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D램과 eSSD 제품군의 사용 단계 탄소 감축 방법론을 인정받았고, 대표 제품 10종은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데이터센터·AI 서버에서 SK하이닉스 메모리를 쓸수록 동일 데이터 처리량당 전력과 배출이 줄어드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올해가 HBM 효율 2배 목표 달성 연도인 만큼, 차기 보고서가 해당 지표의 결산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의

사회(S) 영역에서는 공급망 ESG 관리와 책임광물이 축이다. SK하이닉스는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행동규범을 기준으로 협력사 ESG 자가평가·현장평가 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책임광물 관리 대상을 기존 3TG(주석·텅스텐·탄탈룸·금)와 코발트·운모에서 2030년까지 12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전보건 영역에서는 4족 보행 로봇 'Safety Vision AI' 등 자체 알고리즘을 활용한 SDX(Safety Digital Transformation)를 본격화하고 있다.

곽 사장은 사람 측면의 경영 철학을 별도로 강조했다. 곽 사장은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 또한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영진과 구성원이 투명하게 소통하는 문화를 기반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제도와 환경 개선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G)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SK하이닉스는 EFRAG(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 가이던스를 참고해 이중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 Assessment) 방법론을 도입했고, 핵심 투자 의사결정 시 환경·사회·지배구조 23개 항목을 점검하는 'ESG 체크리스트'를 운영 중이다. CEO KPI에는 PRISM 핵심 지표, 구성원 행복, 안전보건환경(SHE) 등 지속가능성 지표가 반영돼 있으며, 그 비중은 5%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윤리경영도 곽 사장이 직접 챙기는 영역이다.

곽 사장은 "글로벌 윤리경영 평가기관인 에티스피어(Ethisphere)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에 국내 반도체 기업 최초로 등재됐다"며 "연구개발, 제조, 품질,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공정하고 도덕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ESG와 사업 경쟁력의 관계에 대해서도 곽 사장은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에 ESG 경영은 단순한 경영 기조가 아닌 이해관계자 여러분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책임 있는 발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저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은 사업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강화하며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시 의무화 흐름에 대한 대응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흐름에 발맞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선제적 전략을 수립하고, 정보 공개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곧 공개될 202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이같은 약속을 어떤 정량 성과로 뒷받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