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전자, 고의 상폐 의혹 속 국세청 특별조사…회사 측 “사실 왜곡, 성실히 소명”
조사4국 투입…국세청, ‘우회 이익 편취’ 정조준 회사 측 “해외법인, 실체 없는 중간상 아냐” “회사는 멈췄는데 경영진 비용은 늘었다” “상폐를 위한 상폐 아니었나”…커지는 의혹 회사 측 “7억원 들여 재감사 대응…통제 밖 자료 요구가 문제” “900억 공장에 투자 360만원”…사실상 철수 수순? 비용 증가 논란에 “감사비용·출장비 때문” 해외 체류 임원 고액 급여 논란…회사 측 “위로금 포함된 통상 지급” 장외 공개매수 진행…소액주주 “헐값 매수” 반발 처벌 가능성은…“핵심은 고의 입증” 회사 측 “외부감사인 권한 과도…제도 개선 필요” “금양은 거품 붕괴, 대동전자는 지배구조 논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코스피 상장사였던 대동전자가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소액주주들은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해외 법인을 활용해 회사 이익을 우회적으로 이전했고, 상장폐지 과정에서 일반 주주 이익이 침해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동전자 측은 “일부 소액주주들이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등에 제기한 민원과 진정이 이번 세무조사의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대주주가 부당한 이익을 취했는지, 세금을 적정하게 신고·납부했는지를 검증하는 절차로 이해하고 있으며, 모든 회계 처리와 세무 신고는 적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이행해 왔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금양이 테마주 거품 붕괴에 따른 개미 피해 사례라면, 대동전자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충돌이 핵심인 고의 상폐 논란”이라는 말이 나온다.
조사4국 투입…국세청, ‘우회 이익 편취’ 정조준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서울 금천구 대동전자 본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4국은 일반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탈세, 차명거래, 조세포탈 등 중대 혐의를 주로 들여다보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국세청은 대동전자가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해외 법인을 활용해 회사 이익을 우회적으로 이전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 기술을 해외 법인으로 이전하면서 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수출 과정에서 사주 일가 소유 해외 법인을 중간에 끼워 넣어 유통 마진을 확보했다는 의혹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전자 측은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회사 측은 “해외법인이 주요 거래처와의 거래 과정에 참여하게 된 것은 주요 거래처 측의 공식 요청과 엄격한 기준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라며 “모든 거래 조건과 단가는 시장 가격을 반영해 적법하고 투명하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주 일가가 사적으로 이익을 편취했다는 주장은 사실 왜곡에 불과하다”며 “이번 세무조사 등을 통해 해당 거래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객관적인 증빙 자료로 소명하겠다”고 했다.
회사 측 “해외법인, 실체 없는 중간상 아냐”
소액주주들이 문제 삼는 또 다른 쟁점은 해외 법인을 통한 유통 마진이다. 일부에서는 대동전자가 해외 법인을 중간에 끼워 넣어 수수료나 마진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동전자 측은 “해외 법인은 실체가 없는 중간 유통상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의 다국적 공급망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필수적인 무역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대동전자에 따르면 주요 고객사 측은 일본 법인이 동남아시아 이외의 전 세계 주문 대응을, 싱가포르 법인이 동남아시아 지역 주문 대응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 측은 해당 법인들이 현지에서 물류 통제와 재고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받은 약 4~5% 수준의 수수료는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 대한 합법적 보상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이를 유통 마진의 우회 편취로 규정하는 것은 글로벌 비즈니스 구조를 오인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멈췄는데 경영진 비용은 늘었다”
실제 대동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사 운영 흐름은 정상 기업과는 거리가 멀다.
대동전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1억59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사실상 공장이 비어 있는 수준이다.
본사 평균 가동률 역시 16%까지 떨어졌다. 전년 같은 기간 45%였던 가동률이 사실상 붕괴한 것이다. 태국 공장 역시 53%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도 경영진 관련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여비교통비와 지급수수료는 증가했고, 해외 자회사 배당금으로 현금흐름을 메우는 구조가 이어졌다.
실제 분기보고서상 연결 기준 매출은 148억원 수준인데, 유동금융자산은 1088억원에 달했다. 반면 본사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는 “생산과 투자보다 금융수익과 자산 관리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는 모습”이라며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제조기업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상폐를 위한 상폐 아니었나”…커지는 의혹
대동전자는 2년 연속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는 이후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국회 토론회에서는 회사가 감사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상장폐지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지배구조도 논란의 핵심이다.
대동전자의 최대주주는 싱가포르 법인 다이메이쇼지로, 분기보고서상 지분율은 29.89%다. 강정우 씨는 28.13%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 비율도 33.36%에 달한다. 창업주 일가와 특수관계 구조, 자사주까지 감안하면 일반 소액주주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동전자 측은 고의 상폐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지정감사인이 원하는 수준의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반적인 회계 관행과 다른 의견을 줘 상장폐지에 이르게 한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 “7억원 들여 재감사 대응…통제 밖 자료 요구가 문제”
대동전자 측은 감사 대응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부인했다.
회사 측은 지정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이 홍콩 관계법인 ZDL의 과거 3개년 연결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추가로 요구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회계법인을 별도로 선임해 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상장 유지를 위해 약 6억8000만원의 재감사 비용과 약 3000만원의 해외 출장비를 부담했고, 감사인의 홍콩 현지 실사와 인터뷰도 주선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재감사 종료 직전 감사인이 “당사와 홍콩 법인 간 거래가 아니라 홍콩 법인과 중국 생산법인 간 과거 거래 내역”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며, 이는 회사의 물리적 통제 범위를 벗어난 해외 관계사 간 내부 거래였기 때문에 기한 내 확보에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동전자 측은 “주주 피해를 막기 위해 지분법 장부가액 267억8900만원 중 문제된 투자 금액에 대해 일부 감액 처리를 하고 적정 의견을 부여해 줄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지정감사인이 이를 거부하고 재차 한정 의견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순자산이 2300억원을 상회하는 건실한 기업인데, 전체 자산 규모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의 해외 법인 평가 이견으로 상장폐지라는 가혹한 결과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900억 공장에 투자 360만원”…사실상 철수 수순?
소액주주들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부분은 사업 포기 정황이다.
대동전자는 900억원대 유형자산을 보유하고도 지난해 공장 관련 자본적 지출에 고작 360만원만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는 사실상 바닥 수준인데 생산 투자도 멈춘 셈이다.
실제 회사 생산실적도 급감했다.
본사 금형 생산실적은 전년 동기 93억원에서 14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태국 생산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국내 사업 철수 수순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동전자 측은 “창업 및 상장 이래 주요 글로벌 고객사인 일본 전자제품 제조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나, 최근 주요 고객사가 글로벌 가전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관련 부문을 양도하면서 기존 주력 매출처가 사실상 소멸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주 가능성이 희박해진 대형 금형 제작 설비를 위주로 매각·정리하고 관련 기술 인력도 축소하며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면서도 “소형 정밀 금형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과 개발활동은 계속하고 있으며, 수주가 구체화되면 설비 투자는 언제든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대동전자는 “축적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주 활동과 신사업 전환을 이뤄 기업 가치를 회복하고 사업을 지속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비용 증가 논란에 “감사비용·출장비 때문”
가동률 하락에도 지급수수료와 여비교통비 등 일부 비용이 증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반박했다.
대동전자 측은 “지급수수료 증가는 회계감사 비용 급증이 주요 원인”이라며 “여비교통비 등 일시적인 비용 증가는 주로 수출 금형의 현지 생산 대응을 위한 출장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출장비용 등은 현지 생산 대응 시 문제의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해 대부분 청구해 수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체류 임원 고액 급여 논란…회사 측 “위로금 포함된 통상 지급”
상장폐지 위기 상황에서 해외 체류 임원에게 고액 급여가 지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고액 급여를 변칙적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동전자 측은 “지적된 자금은 고액 급여가 아니라 약 30년간 회사에 헌신한 전 대표이사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함에 따라 사내 정관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된 통상적인 위로금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도 이사직은 수행 중이며, 이를 제외하고 위기 상황을 틈타 최대주주나 특정 임원에게 별도 고액 급여나 부당한 인센티브를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장외 공개매수 진행…소액주주 “헐값 매수” 반발
상장폐지 이후 소액주주 보호 방안도 쟁점이다.
대동전자 측은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거래정지 전 종가를 기준으로 대주주가 자금을 투입해 소액주주 보유 주식을 전량 매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주선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최대주주가 개인 자산을 투입해 장외 공개매수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4월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진행 중인 절차가 기한 내 원만히 마무리되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다만 일부 소액주주들은 매입 가격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도 “일부 주주들이 주당 5만원 등 비현실적인 매입 가격을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미 현재 조건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퇴장한 기존 주주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추가 가격 조정은 현실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했다.
처벌 가능성은…“핵심은 고의 입증”
다만 현재 제기되는 의혹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단순한 경영 실패나 상장폐지 자체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실제로 고의적인 회계자료 은폐나 자산 유출, 배임·횡령 등이 입증돼야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단순 세무 검증 수준을 넘어 자금 흐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고의 상폐 논란이 반복되면서 소액주주 보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감사의견 미달을 악용한 상장폐지와 자산 이전 문제는 제도적으로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회사 측 “외부감사인 권한 과도…제도 개선 필요”
대동전자는 오히려 현행 상장 제도와 외부감사인 권한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감사의견 미달을 유도해 고의로 상장폐지를 진행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논리적으로도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정감사인이 통상적인 회계 관행에 따라 적정 의견을 부여하거나, 해당 지분에 대해 일부 손실 처리를 거쳐 적정 의견을 형성할 수 있는 재량이 충분히 존재했던 상황”이라며 “회사가 의도적으로 감사의견 미달을 활용해 상장폐지를 도모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동전자 측은 “순자산 2300억원을 상회하는 우량한 회사임에도 전체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의 투자금액 처리를 문제 삼아 상장폐지라는 극단적 결과로 이어진 현행 제도는 성실한 기업 경영 환경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금양은 거품 붕괴, 대동전자는 지배구조 논란”
시장에서는 금양과 대동전자를 다르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금양이 이차전지 광풍 속 기대감이 무너진 사례라면, 대동전자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충돌 문제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단순히 주가가 폭락한 사건이 아니라, 상장폐지 과정 자체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가 쟁점”이라며 “향후 법원 판단이나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자본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