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순익 1조' 시대 열리나...미래에셋證, 한투 제치고 ‘왕좌’ 탈환 예고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이번 주 1분기 실적 발표 업계 첫 ‘분기 1조 클럽’ 탄생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코스피지수가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며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될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1분기 성적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2일, 한국투자증권은 15일 각각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숙원으로 꼽혀온 ‘분기 당기순이익 1조원’ 시대 개막 여부와 함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가운데 어느 회사가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할 이목이 쏠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57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1조 클럽’ 진입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왕좌 탈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이 1분기 실적 기준 업계 1위에 오를 경우,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게 된다. 이는 박현주 회장이 주도해온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전략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은 데 따른 것으로,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 구조를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의 핵심 동력은 자기자본투자(PI) 자산 평가이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부터 미래에셋캐피탈 등 계열사와 함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xAI 등에 총 6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오는 6월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최근 xAI와의 합병 과정에서 1조2500억달러(약 1880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1분기에 반영할 관련 평가이익만 약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브로커리지 부문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83조798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5.2%, 전년 동기 대비 70.3% 급증했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올해 1월 초 89조5000억원 수준에서 3월 말 110조원대로 증가하며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는 흐름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투자자 자금 유입과 변동성 장세에 따른 단기 매매 확대가 맞물리며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 개선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스페이스X와 xAI 합병에 따른 관련 평가이익 약 1조원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상적으로 1분기는 배당금과 분배금이 크게 반영되는 시기인 만큼 미래에셋증권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도 양호한 상품운용손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커버리지 합산 기준 1분기 상품운용손익은 1조45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해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최근 3년간 업계 1위를 지켜온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822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능력과 기업금융(IB)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기반으로 ‘반복 가능한 이익 체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래에셋증권 대비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IB·WM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는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4월까지 IMA상품 2조5000억원을 판매했으며, 발행어음 잔고 또한 21조원을 상회하는 등 업계 톱 티어 수준을 기록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적극적으로 발행어음과 IMA를 발행하여 PB 등 WM 채널을 기반으로 이를 소화함으로써 자금을 조달해 레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DCM, 인수금융, 메자닌, PRS, 하이일드 본드 등 IB 주요 딜에 투자함으로써 견조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증권업황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1분기 평균을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2분기부터는 실적을 다소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2026년 1분기 거래대금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쟁 여파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PF 부문의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며 “원활했던 IB 딜 환경 역시 일부 둔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금부터는 증권주 전반보다는 종목별 선별적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