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보다 ‘데이터’… AI가 바꾸는 방산 신질서와 ‘지능형 전장’

-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방산 생태계의 격변 - '초(秒) 단위 전쟁'… AI가 바꾸는 전장의 속도 - 미·중 AI 군비 경쟁과 윤리적 과제 - "데이터 장악하는 기업이 미래 전장 지배할 것"

2026-05-07     최성 기자

[녹색경제신문 = 최성 기자]

한국형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는 가운데, 방위산업에서도 AI를 중심으로 한 전장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한 정보 분석 보조를 넘어 표적 식별, 전술 판단, 무기체계 운용까지 AI가 주도하는 ‘지능형 전장’ 시대가 열리며 글로벌 방산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현대전의 승패는 '정보 처리 속도'에 달려 있지만, 전장의 수많은 센서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인간 지휘관이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응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병목 현상을 해소할 핵심 열쇠가 바로 AI다.

'킬체인(Kill Chain)' 자동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표적 탐지부터 타격에 이르는 전 과정을 AI가 수행할 경우, 대응 시간은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단축된다. 이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드론 스웜(Swarm·군집)처럼 인간의 반응 속도를 넘어서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이에 글로벌 방산 시장의 주도권도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팔란티어(Palantir)는 대규모 데이터 통합 플랫폼으로 군사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안두릴(Anduril)은 자율 감시 및 무인 방어 플랫폼을 앞세워 차세대 시장을 공략 중이다. 록히드마틴 등 전통의 강자들 역시 AI 기반 통합전투체계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레 투자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AI 방산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를 띠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구독형 모델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민간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국방부는 AI를 미래 전장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고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했으며, 중국 역시 '군민융합' 전략을 통해 AI 무기체계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화시스템, LIG D&A을 중심으로 AI 기반 지휘통제 및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다만, 기술 발전에 따른 윤리적 논란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살상을 결정하는 '자율살상무기체계(LAWS)'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오작동 및 해킹에 따른 위험성 등이 지적된다.

'국제앰네스티'의 패트릭 윌켄은 "미군 당국은 표적 식별 등의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다"며 "하지만 생사를 가르는 결정을 기계에 맡기면 심각한 윤리적·인권적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래 전쟁의 승패는 화력의 규모보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전장을 얼마나 지능적으로 통제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 자산이 되었으며, AI 역량을 확보한 기업과 국가가 향후 글로벌 방산 시장과 안보 주도권을 틀어쥘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국내의 킬체인 자동화의 가시화가 북한의 이동식 전략자산을 무력화하고, 한미 정보 격차를 줄이는 계기를 가질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