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값' 테슬라 가시화...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 흔들까

맥스웰 인수부터 특허까지..7년 '배터리 내재화'의 결실 습식에서 건식으로..배터리 원가 35% 낮춘다 "아반떼 살 돈으로 테슬라를"..북미서 확인된 파격 가성비 줄어든 주행거리와 수리비 리스크, '보급형' 한계 지적도

2026-05-06     장창환 기자
모델3

[녹색경제신문 = 장창환 기자] 테슬라가 7년에 걸쳐 제작한 '건식 4680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기가텍사스 공장에서 양·음극 모두 '건식 전극(Dry Electrode)' 공정을 적용한 3세대 배터리 양산 체제가 안착한 가운데 해당 물량은 이르면 올 하반기 국내에 유입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주력 모델인 모델3와 모델Y의 실구매가가 보조금 적용 시 아반떼 가격 수준인 3,000만원대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같은 '가격 파괴'는 테슬라의 치밀한 배터리 내재화 전략이 깔려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건식 전극 공정 전문 업체인 '맥스웰 테크놀로지'를 인수해 기술적 토대를 닦았다. 이후 수천 건의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7년 넘게 양산 공정을 고도화한 끝에 배터리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번 배터리는 제조 공정의 효율화가 핵심이다. 테슬라는 액체 용매를 섞어 코팅한 뒤 말리는 기존 습식 방식 대신 가루 상태의 전극 재료를 고압으로 눌러 붙이는 '건식 공법'을 적용했다.

이 방식은 공정 단계를 대폭 줄여 생산 속도를 3배 이상 높이고 배터리 원가를 최대 35%까지 낮출 수 있다. 이로써 테슬라는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4680 배터리'가 탑재된 테슬라 제품을 먼저 접한 북미 소비자들의 반응은 칭찬과 우려가 공존한다. 테슬라 모터스 클럽(Tesla Motors Club)과 레딧(Reddit) 등 현지 커뮤니티에서는 "기존 '모델Y 롱레인지'보다 최대 5,000달러(약 680만원)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파격적인 메리트"라며 가격 인하를 반기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슈퍼차저 이용 시 충전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져 장거리 운행의 편의성이 커졌다"라는 실측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주행거리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유저들은 "가격이 낮아진 만큼 주행거리가 50마일(약 80km) 정도 줄어들어 실질적인 보급형 모델로 느껴진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배터리와 차체가 일체화된 구조용 배터리 팩 (Structural Battery Pack) 설계에 대해서도 가벼운 접촉 사고 시 수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언급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잡음도 있지만, 테슬라가 '배터리 제조 혁명'을 통해 선두로 굳혀가자 국내 배터리 업계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K-배터리' 3사 역시 테슬라가 선점한 4680 규격과 건식 공정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4680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며 테슬라 공급망 수성에 나선다. 오는 2028년경 건식 공정을 전면 도입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하반기 천안사업장에 건식 극판 공정 전용 파일럿 라인인 '드라이브(DryEV) 라인'을 완공하고, 현재 최종 검증 단계에 돌입했다. SK온 역시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건식 공정 기술 개발 및 가동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테슬라가 이미 3세대 건식 4680 배터리를 실제 차량에 탑재하며 양산 증명을 끝낸 만큼 국내 기업들이 테슬라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가격 맞불을 놓기까지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북미 현지에서 제기된 배터리 효율 등의 결함은 테슬라 특유의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공정 최적화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는 점도 위협적인 요소다.

'가격 파괴'를 무기로 들고 온 테슬라를 중심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질서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현대차와 기아가 주도해온 독주 체제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올 하반기 건식 4680 모델의 상륙은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