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산 배터리 '탈중국' 공급망 재편…LG엔솔·SK온·삼성 SDI에 기회로 부상
-‘탈중국’ 정책 본격화…시장 판도 변화 -한국 기업, ‘현지 생산·양산 경험’ 앞세워 부상 -美 기업은 기술, 中 기업은 규모…3자 경쟁 구도
[녹색경제신문 = 최성 기자]
미국이 방산용 배터리를 핵심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갖춘 한국 기업들이 대안 공급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군수 분야에서 배터리를 단순 부품이 아닌 전력 유지와 작전 수행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보고 조달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전기 전투 차량, 무인기, 에너지 기반 무기체계 확산으로 배터리 수요의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4년 국방수권법(NDAA)을 통해 2027년부터 중국 주요 기업의 배터리를 국방부 조달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위권 업체들이 빠지면서 방산 배터리 시장에는 구조적인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공백을 채울 유력 후보로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이미 미국 내 대규모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품질 신뢰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군수 시장 특성상 신규 업체보다 기존 대형 제조사에 유리한 구조라는 분석이다.
기업별 방산 배터리 강점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안정적인 공급 ▲SK온의 방산 적용 경험 바탕으로 한 특수 시장 진입 가능성 ▲삼성SDI의 고성능·고신뢰 제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 등이 거론된다.
또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은 국가별로 뚜렷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한국은 생산 능력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중간지대’에 위치하며 현실적인 대안 공급자로도 평가받고 있다.
한편, 현재 미 국방부의 배터리 조달 규모는 연간 약 500~700MWh 수준으로, 향후 무기체계 전기화가 본격화될 경우 2050년대에는 연간 1GWh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지보수와 장기 계약까지 포함하면 실제 시장 가치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이처럼 시장 확대가 전망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혜도 자연스레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점유율 30% 확보 시 연간 1,000억~2,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방산 공급망에 진입할 경우 기술 신뢰도가 강화돼 민간 수주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방산 배터리 시장을 단순한 신규 수요처가 아닌 ‘공급망·기술·안보 정책이 결합된 복합 시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기본이며 기술 신뢰성, 생산 안정성, 정책 적합성까지 모두 갖춰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중심의 경쟁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방산 영역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방산 배터리가 글로벌 산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이 시장의 주도권 확보 여부가 향후 산업 지형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