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파운드리, 테슬라 이어 애플도 잠재 고객?…10년 만에 공급망 복귀 촉각
애플, 테일러 공장 방문해 초기 논의 진행 선단공정 여부에 따라 수주 의미 달라져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애플의 시스템온칩(SoC) 위탁생산 검토 대상으로 새롭게 거론되면서, 약 10년 만의 애플 공급망 복귀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검토 중인 SoC가 어떤 제품에 탑재되는지, 그리고 어떤 공정 노드가 적용되는지에 따라 이번 협력의 의미와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경영진은 최근 텍사스 테일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자사용 프로세서 위탁생산과 관련한 초기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인텔과도 같은 사안에 대한 초기 단계 논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아직 구체적 발주로 이어진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항만으로는 검토 대상이 아이폰·맥에 탑재되는 메인 프로세서인지, 워치·에어팟·차세대 글래스 등 보조 기기용 칩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조 기기용 칩의 경우 첨단 노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 만큼, 적용 공정에 따라 협력의 의미와 파급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 함께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워치나 에어팟, 기타 웨어러블 기기용 칩이라면 굳이 2나노급 선단 공정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며 “이 경우 수주 성사 자체의 상징성은 크더라도, 기술 경쟁력 입증이라는 측면에서는 제한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세서를 수주할 경우 약 10년 만의 애플 공급망 복귀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아이폰 초창기 시절 삼성전자는 애플의 프로세서를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애플이 2015년부터 TSMC에 전적으로 생산을 맡기면서 양사의 파운드리 협력 관계는 멀어진 상태였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인텔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최근 TSMC에 AI 칩 제조 주문이 몰리며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 자리한다.
TSMC로부터 프로세서 인도까지 걸리는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지고 파운드리 공정 이용 단가도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와 인텔이 대안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실적 발표를 통해 “공급망 측면에서 평소보다 유연성이 떨어졌다”며 "주요 제약 요인은 메모리가 아니라 SoC 생산에 사용되는 첨단 노드의 가용성”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점도 우호적 변수로 평가된다. 특히 테일러 신공장은 하반기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어, 애플 입장에서 현지 안정 조달이 가능한 거점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앞서 애플은 일본 소니에만 의존하던 아이폰 이미지센서를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전자에 위탁하며 복수 공급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당시에도 소니가 일본에서 이미지센서를 생산하는 반면, 삼성전자가 텍사스 오스틴에 공장을 두고 있는 점이 협업 결정에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이 애플의 듀얼소싱 의사 결정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이미지센서에 이어 프로세서까지 추가 수주가 이뤄질 경우 삼성 파운드리의 외부 검증 사례가 누적되는 흐름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첨단 노드가 적용되는 SoC 수주가 가시화될 경우 선단 공정 경쟁력을 재차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삼성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칩 AI5를 2나노 커스텀 공정인 'SF2T 공정'을 통해 양산하기로 한 바 있어, 잠재 고객 다변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
다만 인텔과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TSMC와 동등한 수준의 첨단 공정 생산능력과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또한 현재 거론되는 검토가 초기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고 적용 공정과 대상 제품도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실제 수주 가시화 여부와 협력의 무게는 향후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함께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검토하는 흐름은 분명하지만, 실제 발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율과 생산 안정성 검증이라는 높은 허들이 남아 있다”며 “단순 접촉과 실질적인 공급 계약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6일 종가 기준 전일 대비 14.41% 상승(+3만3500원)한 2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1조 달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