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한 달 앞으로…'금융기관 지방 이전' 재부상, 이번엔 다르다

금융위 세종·금감원 원주·산은 부산·기업은행 대구 등 구체적 이전 지역명까지 거론 5대 금융그룹 전북 거점 신설 잇따라…민간 금융도 지방 이전 흐름 가세

2026-05-06     박금재 기자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기관 지방 이전 의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매번 선거철마다 표심 잡기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금융기관 지방 이전이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구상의 마중물로 금융기관이 지목되면서다. 5극3특의 지향점은 지역 경제 생태계의 부활이다. 예금은행 여·수신의 70% 이상이 서울에 집중된 현재 구조에서는 불가능한 그림인 만큼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이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세종, 감독 컨트롤타워 금융감독원은 원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부산, 기업은행은 대구 등 구체적인 예상 이전 지역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회 차원의 입법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 법령을 관장하는 국회 정무위원회도 서울에 밀집된 금융기관의 분산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금융당국 본사의 서울 외 지역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을,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기업은행 본점을 대구로, 박수영 의원은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명시한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민간 금융도 지방 이전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은 경쟁적으로 전북행을 시현했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금융그룹들이 앞다퉈 자산운용·투자은행(IB) 거점을 신설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인력 이탈이다. 직전 정권에서 부산행을 추진한 산업은행의 경우 이전 논란이 불거진 3년 사이 100명이 넘는 직원이 본점을 떠났다. 금융기관 이전을 선거 공약 명목으로 강행할 경우 실무 인력의 이탈은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실제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아 실효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선거 이후 금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금융당국, 금융회사 및 노조, 지방자치단체 등 다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방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속도와 방식의 문제"라며 "선거 이후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강행될 경우 조직 안정성과 업무 연속성에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