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 버스 400대 보급 강수...'중국벽' 넘을 수 있을까

중국산 버스에 '맞불'..수소버스로 국내 시장 방어선 구축 '1회 충전 751km' 압도적 효율이지만..턱없이 부족한 충전소와 높은 운영비 CNG 충전소 전환? '골든타임' 놓친 인프라 정책의 뒤늦은 수습 보조금 없으면 운영 어려운 수소버스, 자생할 방법은?

2026-04-29     장창환 기자
친환경

[녹색경제신문 = 장창환 기자]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친환경 버스들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수도권 운수업체들과 손잡고 '수소 버스 400대' 도입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중국산의 공세에 밀려난 전기버스 시장을 대신해 수소버스룰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재정립하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프라 부족과 경제성 문제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UX 스튜디오에서 도원교통, 삼환교통, 세운산업, 현대차증권과 '수도권 수소 시내버스 보급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도원교통과 삼환교통은 향후 5년 내 수소전기버스 40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산 전기버스에 맞서 기술력과 친환경성을 내세운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로 시내버스 시장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운수사, 충전사업자, 금융기관과 함께 하는 이번 협약은 수소전기버스 보급 가속화를 위한 실질적인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수소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는 기술적으로 확실한 강점이 있다. 최고출력 180kW 연료전지 시스템과 고성능 모터를 갖춰 1회 충전으로 최대 751.2km를 달릴 수 있다. 전력 소모가 큰 시내버스 노선에 적합한 차량이라는 평가다.

다만 현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여전히 충전소다. 익명을 요청한 운수사 관계자는 29일 "기술력은 인정하지만, 당장 운행 중인 노선 주변에 충전할 곳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소버스 비중을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라며 "충전 대기 시간이나 고장 등 변수를 고려하면 노선 운영에 차질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라고 본지에 전했다.

운영비 역시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어 장기적인 경제성 확보는 숙제로 꼽힌다. 이번 협약에는 세운산업과 협력해 기존 CNG 충전소를 수소충전소로 바꾸고, 2029년까지 서울과 인천에 수소충전소 10기를 신규 구축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현대차

일각에서는 이미 전기버스 중심으로 정착된 시장 판도를 뒤집기에 이번 인프라 전환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전소 전환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전기버스 시장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빠르게 인프라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운수업계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경제성'이다. 현대차증권이 자문과 투자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운수사의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수소버스 보급의 지속 여부는 결국 정부 보조금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최대 37.8% 감축해야 하는 NDC 목표상 수소버스 도입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운영비 부담이 크고 보조금마저 불안정하다면 운수사가 자발적으로 수소버스를 선택할 이유는 사실상 없다.

결국 현대차의 이번 400대 프로젝트가 중국산 전기버스가 점령한 국내 버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국산 수소버스가 반격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이 예의주시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