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기업대출 늘리긴 했는데...대기업 편중·부실채권 급증은 '과제'

4대 은행, 1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 721.5조원...전년 말比 1.85%↑ 가계대출은 0.31% 줄어...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기업대출로 성장 활로 모색 다만 대기업 위주의 자금 공급 뚜렷...대기업대출 4.79%↑·중기대출 1.03%↑ 중기대출 2% 이상 증가한 곳은 신한銀뿐...기업대출 내 중기대출 비중도 ↓ 부실채권 크게 늘며 건전성 관리 강화 필요성↑...기업여신 NPL 석 달만에 약 5000억원↑

2026-04-29     이준성 기자
4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이 기업대출을 적극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가계대출은 역성장한 반면 기업대출은 2%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생산적 금융의 취지와 달리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공급이 이뤄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여기에 부실채권도 적잖이 늘어난 만큼 각 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한층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721조5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708조4156억원)보다 1.85%(13조1076억원)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96조3750억원(1.1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193조3552억원(2.95%↑), 하나은행 179조4580억원(1.83%↑), 우리은행 152조3350억원(1.34%↑) 순이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21조9099억원에서 619조9648억원으로 0.31%(1조9451억원) 줄었다. 우리은행(150조5570억원·0.08%↑)만 소폭 증가했고 나머지 3개 은행은 모두 감소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가계대출 규제 기조 속에 은행권 전반이 기업대출에서 성장 활로를 모색한 결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대기업 위주의 자금 공급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올 1분기 말 4대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공공기관대출 등 포함) 잔액은 도합 162조3572억원으로 지난해 말(154조9308억원)보다 4.79%(7조4264억원) 늘었다.

우리은행(36조9430억원·8.21%↑)과 신한은행(45조3055억원·6.08%↑)이 각각 5% 이상의 대기업대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하나은행(35조1640억원·4.12%↑)도 4%대 증가율을 보였다. 국민은행(44조9447억원·1.43%↑)은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으나 중소기업대출 증가율보다는 높았다.

반면 이 기간 중기대출 잔액은 553조4849억원에서 559조1651억원으로 1.03%(5조680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기대출 잔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신한은행(148조497억원·2.03%↑)조차 증가율은 2%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잔액에서 중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말 78.13%에서 77.5%로 0.63%포인트(p) 하락했다. 대기업대출 비중이 21.87%에서 22.5%로 0.63%p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차주의 신용도가 자산건전성과 자본비율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은행들로서는 중소기업대출보다 대기업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결과적으로는 생산적 금융의 정책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생산적 금융의 목적 자체가 자금 공급을 부동산 부문이 아닌 혁신·중소기업 등에 집중시켜 실물경제 성장과 경기 회복을 이끌어내자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부실채권 또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내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잔액은 올 1분기 말 기준 총 3조7588억원으로 전년 말(3조2672억원) 대비 15.05%(491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여신 NPL 잔액 증가율이 10% 이하였던 곳은 우리은행(8130억원·3.57%↑)뿐이다. 국민은행(1조589억원·33.04%↑)은 증가율이 30%를 웃돌았으며, 하나은행(9980억원·13.15%↑)과 신한은행(8889억원·10.52%↑)도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 등 중동 전쟁 여파도 겹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추가로 저하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며 "건전성이 떨어질 경우 대손비용 등이 불어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익성·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우량 기업을 대출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은행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익 창출력과 유동성이 탄탄한 기업은 결국 한정돼 있는 만큼 이를 어느 은행이 고객으로 유치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부연했다.